80대 할머니가 '벤치 올라간 개' 지적한 뒤 벌어진 논란에‥유명 수의사가 올린 글

2021-06-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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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채현 수의사 겸 동물훈련사가 SNS에 올린 긴 글
'80대 할머니-벤치 개' 논란에 작심 발언

설채현 수의사 / 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설채현 수의사 / 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EBS '세상의 나쁜 개는 없다 3'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설채현 수의사 겸 동물훈련사가 최근 논란 중인 '80대 할머니-벤치 개'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설채현은 5일 인스타그램에 "항상 진료 보느라 바쁘다고 공부하느라 바쁘다고 더 이상 신경 쓸게 생기는 게 싫다고 개인적인 채널에서는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엔 말을 해야겠다"며 긴 글을 남겼다.

설 수의사는 지난 3일 보도된 한 매체의 단독 기사 제목을 캡처해 올리며 사실보다는 자극적인 부분만 강조됐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견주들이 80대 할머니에게 사과 요청 민원을 넣은 것은 '개를 벤치 위에 올리지 마라'는 말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며, 할머니의 욕과 비하가 섞인 말과 태도 때문에 견주들이 기관에 민원까지 넣은 것으로 안다고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다.

설 수의사는 "만약 할머님이 저렇게 정중하게 요청하셨는데 단순히 개가 벤치에 올라가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다면 확실히 저도 그분들(견주)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사과 요청의 원인이 욕이었냐', '개가 벤치에 올라가지 못하게 한 것이냐'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그러면서 ‘입마개 요청이 죄?’라는 기사 제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네! 죄는 아닌데 잘못된 거다. 도대체 누가! 왜! 전 세계에 유례없는 모든 개는 입마개를 해야 된다는 그 어디에 법으로도 안 되어있는 잘못된 인식을 심은 거냐"라며 "법적으로 입마개를 해야 하는 종은 정해져 있다. 물론 법적이 아니더라도 보호자가 스스로 위험하다 생각하면 입마개를 하라고 저도 권유한다. 하지만 안 해도 되는 걸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하라고 압박하는 건 정도에 따라 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에서 괜찮다는데 왜 스스로 국회의원이 돼서 법을 만들고 걸어다니면서 경찰이 할 행동을 하는 거냐? 솔직히 억울하다. 당하는 입장에선 법에도 없는 걸 모르는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서 갑자기 나를 단속하려 하니까! 제발 그러지 마셔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설채현 수의사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전문이다.

항상 진료 보느라 바쁘다고 공부하느라 바쁘다고 더 이상 신경쓸 게 생기는 게 싫다고 개인적인 채널에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엔 말을 해야겠어요.

언론은 역시 사실보다는 단순히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걸까요?

그렇죠 개가 끼면 자극적이죠 거기다 최근 언론의 개와 그 보호자의 나쁜 이미지까지 곁들이면…

그분들의 사과 요청이 할머님의 개를 의자에 올리지 말라고 해서였나요?? 아님 욕이었나요??

분명 좋은 말로 ‘강아지 발에 흙이 묻었으니 가실 때 좀 닦아주세요’라는 요청이었나요??

지금까지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게 아니었는데….일반 사람들도 화가 날만한, 요청이 아닌 비하인것 같던데.

만약 할머님이 저렇게 정중하게 요청하셨는데 단순히 개가 벤치에 올라가지 못한것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다면 확실히 저도 그분들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사과 요청의 원인이 욕이었냐 , 개가 벤치에 올라가지 못하게 한 것이냐인데 왜 이런 쪽으로 흘러가죠?? 어차피 조회수는 달성했으니 사실관계는 필요 없는 건가??

그리고 언론 제목이 ‘입마개 요청이 죄?’ 네! 죄는 아닌데 잘못된 거에요! 도대체 누가! 왜! 전세계에 유례 없는 모든 개는 입마개를 해야된다는 그 어디에 법으로도 안되어있는 잘못된 인식을 심은 겁니까??

무슨 유튜브 썸네일도 아니고….

법적으로 입마개를 해야하는 하는 종은 정해져있습니다. 물론 법적이 아니더라도 보호자가 스스로 위험하다 생각하면 입마개를 하라고 저도 권유하구요 .

하지만 안 해도 되는 걸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하라고 압박하는 건 정도에 따라 죄가 될수도 있습니다.

법에서 괜찮다는데 왜 스스로 국회의원이 돼서 법을 만들고 걸어다니면서 경찰이 할 행동을 하는 겁니까?

솔직히 억울하죠 당하는 입장에선 법에도 없는 걸 모르는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서 갑자기 나를 단속하려 하니까!

제발 그러지 마세요!

모든 개를 범죄자 취급하지 마세요. 물론 몇몇 잘못된 보호자들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들이 나오고 저도 그때마다 보호자들의 인식 제고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받고 욕을 먹어야지 모든 보호자와 강아지들이 죄인처럼 욕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처벌받고 누군가를 때린 사람이 처벌받는 거지 왜 몇몇 사람들의 잘못때문에 한 집단이 한꺼번에 눈총을 받아야 합니까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왜 조성된 겁니까?

우리나라는 개물림사고에 대한 통계조차 이제 시작이지만 미국의 경우 개는 차보다 사람보다 통계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교통사고가 날 확률보다 사람한테 맞거나 다칠 확률보다 개로 인한 사고가 훨씬 적습니다.

이건 국내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개로 인한 사건사고를 옹호하는게 아닙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건 우리들이 더욱더 노력해 그 사고를 줄이고 더 나아가 없애야 합니다.

하지만 특정 인종이 범죄율이 높으면 그 인종에 수갑채우고 다니게 할 건가요?

덩치크면 맞으면 아프니까 권투글러브 채우고 다니게 할 건가요?

(댓글에도 남겨주셨고 오해가 있을것 같아 미리 방어하기 위해 한마디 더 써요!!!!! 사람과 동물을 비교하는게 말이되냐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고 저도 강아지를 정말 사랑하지만 동등하게 보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사고와 관련된 경우 더 깊숙히 나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를 관리해야한다는 개념으로 바라볼 때 사람 물건 개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실례로 차가 처음 대중화되었을때 anti car movement가 있었습니다. 차가 사고를 내니 다 없애버리자는 거였죠. 우리나라는 지금 개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입니다.

차를 없애는 것이 아닌 잘못 운전한사람을 처벌하는 것으로 제도를 보완해왔죠! 반려견 문화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더 노력해야하지만 잘못된 인식은 이제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알지 못하고 무턱대고 말하는 입마개 요청은 죄는 아니지만 어이없는 것이다’

cf) 악플 걱정해주시는 분 많은데 걱정 안하셔도 돼요 저 은근 멘탈 강하고 그것만으론 좀 억울해서 제 친한 동물사랑하는 변호사놈 친구가 악플오면 다 넘기고 돈 들어오면 유기견기부하기로 했어요 :)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양주에서는 공원에서 공공근로 중이던 80대 할머니가 벤치를 더럽힌 대형견 두 마리와 견주를 지적했다가 양주시 측에 해당 80대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 민원이 접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초 언론 보도에서 견주는 공공근로 할머니에게 적반하장으로 사과를 요청한 갑질 견주로 비쳐졌다. 하지만 이후 견주는 할머니가 벤치에 올라간 대형견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심한 욕과 비하를 들었고, 그것에 대한 사과 요청을 기관에 정당하게 한 것이라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바로잡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강형욱은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할머님 죄송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목을 모았다.

강형욱 인스타그램
강형욱 인스타그램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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