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여친이 '동시에' 물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댓글 창 난리 난 글

2021-06-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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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주목받은 글
'아들과 여친이 물에 빠지는 영화 같은 일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커뮤니티 글 한 편이 있다.

지난 6월 직장인 인증·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아들과 여친이 물에 빠지는 영화 같은 일이 발생함ㅎㅎㅎ그러고 이별함'(☞블라인드 원문 보러 가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더쿠, 뽐뿌, 루리웹 등에 퍼지며 이슈가 됐다.

블라인드에 공무원으로 인증을 남긴 원글 작성자는 "난 돌싱이고 이혼 후 현재 여친과 연애 3년째다. 아들은 전처가 키우고 현재 12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여자 친구와 아들이 서로 만나는 것에 익숙해져서 가끔 셋이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그러면서 작성자는 얼마 전 셋이서 함께 캠핑을 가서 호수에서 카약을 타게 된 일화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카약을) 몇 번씩 타다가 아들이랑 여친이랑 둘이 타게 됐다. 몸무게가 비슷해서인지 둘이 타야 균형이 더 맞더라고. 나는 사진 찍어주며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약이 흔들리더니 뒤집혔다. 둘 다 구명조끼 안 입은 상태였고...구명조끼가 있었는데 몇 번 타다 보니 덥다고 벗었는데 뭐 이게 가장 큰 불찰이었다 생각한다. 둘 다 허우적거리는데 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둘 다 수영 못하는데 다행히 수심이 깊지 않고 가까운 곳이었다. 그냥 별 생각이 없었던 거 같다. 첨벙거리는 아들을 건져서 얕은 데까지 보내고 여친은 옆 텐트 아저씨가 구명조끼 들고 가 구해주셨고...근데 이 순간의 선택이 이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작성자는 "아들은 물밖에 나와서야 막 울고...(그런데) 여친 표정이 싸늘하더라. 평소엔 애랑도 잘 놀아주고 하는데 이날은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표정이 안 좋더라고...너무 놀래서 그런 건가 했는데 다음 날 애 데려다주자마자 바로 헤어지자더라. '그냥 내 남자 친구 말고 ㅇㅇ이 아빠로 살라고. 망설임도 없이 ㅇㅇ 먼저 구한 거 보고 마음이 식었다. ㅇㅇ이가 예뻐도 그건 내 자식이 아니지 않냐'며 그러더라고. 모든 걸 다 이해하기엔 자기가 그릇이 좁은 거 같다며 앞으로도 모든 상황이 비교될 거 같다고 나는 평생 가도 첫 번째가 될 수 없을 거라며 뭐 이런 식으로 계속 얘기했던 거 같다"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셔터스톡

작성자는 아무 생각이 없이 아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구했던 것이었는데, 이성을 넘어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사람이었던 여자 친구를 결국 잃게 됐다며 큰 상실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순간의 선택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 몰랐다. 무슨 우스갯소리로 '물에 빠지면 누구 먼저 구할 거야?' 이런 유치한 상황이 내 인생에 진짜 발생할 줄 몰랐다. 여친을 구하는 게 옳았던 걸까. 그냥 이렇게 끝난다는 게 너무 허무하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작성자 말처럼 그에게 벌어진 영화 같은 일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창에는 "남자는 잘했고 여자는 현실 파악 잘 한 듯", "저 여자도 아들 구해야 하는 거 알어. 그냥 현실 파악을 했을 뿐. 맥락 파악 못하고 누가 속 좁니 어쩌니 하는 거 좀 덜떨어져 보인다", "아들 우선 구한 것도 이해하는데 여자 마음도 십분 이해됨. 속 좁은 거 아니라고 생각. 어느 누구의 잘못도 없어. 상황 탓이지", "어쩔 수 없지. 둘 다 자기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거네", "애가 당연히 먼저지. 남의 자식이어도 아이가 먼저야. 나랑 딴 집 아이가 물에 빠지면 남편이 딴 집 아이 먼저 구하는 게 맞다고 나는 생각하거든", "둘 다 이해 가는데 애 구하는 건 맞지. 여자 입장도 이해 가고 그러니까 저런 상황 연애가 쉽지 않을 듯ㅜ", "결혼하고 애 낳으면 연애는 포기해야지ㅇㅇ현실임"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댓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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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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