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에서 한 청소 노동자가 그만 쓰러져 돌아가셨습니다”

2021-06-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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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집중 취재 보도
청소 노동자, '과로사'로 길에서 세상 떠나

60대 청소 노동자가 청소 도중 길에서 쓰러진 뒤 열흘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주목받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일 보도를 통해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한 도로에서 거리를 쓸고 있던 청소 위탁업체 소속 노동자 60살 박 모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열흘 만에 끝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족 측은 박 씨가 평소 심장질환이 있었다며 오후 4시 일이 끝나면 쓰러져 잠만 잘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대학생 자녀 두 명이 있다"며 "손 놓고 있을 수 없지 않느냐. 그래서 청소업체를 들어갔는데 그래도 일하는 건 즐겁게 생각하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시작 시간이었다. 계약서 상 근무 시작 시간은 오전 6시지만, 박 씨는 매일 1시간 더 일찍 출근해야 했다. 유족은 "하루 일 양이 있다. 그 양을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출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일을, 양을 채우지 못하면 엄청 압박을 줬다고 그랬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MBC가 실제 청소 노동자들의 출근 시간을 직접 확인한 결과 오전 4시 30분에서 5시 사이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출근해 청소를 시작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업체 측은 직원들이 '아침잠'이 없어 자발적으로 일찍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60대 이상 나이가 상당히 많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저절로 일찍 깬다. 60이 넘어가면 새벽에 잠이 없다"고 말했다. 청소업체 측은 뒤늦게 박 씨 가족에게 장례 절차와 산재 신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용산구청 역시 청소노동자 관련 실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과로사, 안전사고 등 각종 산업 재해로 숨지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 중구 물류센터 건물에서는 옥상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50대 협력업체 소속 일용직 50대 노동자가 건물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이어 같은 날 오전 인천 서구 또 다른 물류창고에서는 화물차 위에 올라가 일하던 60대 노동자가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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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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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유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