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9억원" 에어비앤비가 '숙소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준 비밀합의금

2021-06-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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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대 여성, 숙소에 몰래 침입한 남성에게 성폭행당해
에어비앤비, '회사 이미지 악영향' 우려해 거액 합의금 지불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미국 뉴욕의 한 숙소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비밀 합의금으로 700만 달러(약 79억원)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내부 직원들의 인터뷰와 수사 기록 등을 통대로 "에어비앤비가 비밀 보안팀을 운영하면서 범죄 피해를 본 고객에게 수천만 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조용히 해결해 왔다"고 보도했다.

에어비앤비 로고 /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로고 /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사내에 이른바 '블랙 박스'라고 불리는 비밀 보안팀을 운영하면서 범죄 피해를 당한 고객이나 호스트에게 수천만 달러를 지급해 자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을 조용히 해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에 따르면 호주 출신 여성 A(29)씨는 지난 2016년 새해맞이를 위해 미국 뉴욕을 찾았다. A씨와 친구들은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에어비앤비의 인기 숙소를 예약했다.

이 아파트는 인근 식품 잡화점에서 열쇠를 찾아 체크인하는 방식이었다. 체크인 후 A씨는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시간을 보내다 혼자 먼저 숙소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곳에 침입해있던 한 남성이 혼자 돌아온 그녀를 칼로 위협했고, 결국 성폭행을 당했다. A씨와 친구의 연락으로 경찰이 출동했고, 이 상황에서 성폭행 용의자가 다시 아파트로 돌아오면서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이런 사실이 에어비앤비에 전해지면서 회사 측은 즉시 위기관리를 전담하는 보안팀을 투입했다. 이들은 A씨를 위해 호텔에 숙소를 잡고, 호주에서 A씨 모친을 모셔온 뒤 다시 이들이 호주로 돌아가는 비용을 부담했다.

기타 치료 및 카운슬링 비용도 에어비앤비가 냈다. 2년 뒤 에어비앤비는 A씨에게 700만 달러(약 79억 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다.

A씨가 이를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에어비앤비에 법적 책임을 묻거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에 따라 A씨 사건은 이번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A씨가 받은 700만 달러는 에어비앤비가 지급한 합의금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이 같은 사건과 관련해 비밀 유지를 위해 고객에게 매년 5000만 달러(약 567억원)를 써왔다.

home 한주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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