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부터 4세대까지 집합!” 아이돌 굿즈 변천사 총정리

2021-06-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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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문화의 꽃, '굿즈'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팬클럽 자체 제작'에서 '기획사가 제작한 전문 굿즈'까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50여개 맥도날드 매장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The BTS 세트’만큼이나 지구촌을 열광케 한 것은 바로 컬래버레이션 굿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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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ㅌㅅㄴㄷ(방탄소년단)’, ‘ㅁㄷㄴㄷ(맥도날드)’ 등 한글이 새겨진 티셔츠부터 우산, 마스킹 테이프, 비치 타월, 쿠션까지 위버스샵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굿즈 역시 연일 품절이다. 단순히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도구였던 굿즈는 이제 팬들의 일상에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세대별 아이돌 굿즈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 1세대 굿즈: 응원의, 응원에 의한, 응원을 위한

인스타그램 @hot_hope27
인스타그램 @hot_hope27

초창기 아이돌 굿즈는 H.O.T.와 젝스키스, god, 신화 등 1세대 아이돌 스타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당시 굿즈는 스타를 상징하는 색상의 우비, 풍선처럼 콘서트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응원도구 수준이었다. 또한 기업에서 만들어 제작해 판매하는 형태가 아닌 기획사나 공식 팬클럽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거나 문구점 등에서 판매하는 사진이나 브로마이드 수준에 그쳤다.

■ 2세대 굿즈: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왼쪽부터 YG SELECT, SM 공식 스토어,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왼쪽부터 YG SELECT, SM 공식 스토어, 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 굿즈는 동방신기, 원더걸스, 빅뱅 등 2세대 아이돌 등장을 기점으로 태동기를 맞이한다. 가장 대표적인 2세대 아이돌 굿즈는 '응원봉'이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응원봉은 아이돌 그룹 각각의 특성을 담은 독특한 디자인에 LED, 홀로그램 기술까지 더해지며 ‘예술’의 반열에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티셔츠, 에코백, 키링, 머그컵, 머리끈 등 실용적인 제품에 아이돌의 특정 이미지를 녹여낸 굿즈도 등장했다. 대형 브로마이드, 사진을 활용한 액자, 키링, 티셔츠 등의 굿즈는 가볍게 휴대하며 언제 어디서든 아티스트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시점에서 대형 기획사들도 온라인 스토어 및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굿즈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형 기획사들은 서울 중심가에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 아이돌 굿즈 문화를 대중에 스며들게 했다.

■ 3세대 굿즈: 정체를 숨겨라! ‘일코용’ 상품의 등장

소녀시대 Oh! 콘셉트의 동전 지갑 / SM 공식 스토어
소녀시대 Oh! 콘셉트의 동전 지갑 / SM 공식 스토어

굿즈 시장의 전성기를 몰고 온 1, 2세대 팬덤의 주인공들이 사회 생활을 시작하자 이른바 ‘일반인 코스프레(일코)’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굿즈들이 등장했다. 특정 아이돌의 굿즈를 사용하며 이른바 ‘덕밍아웃(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취향이 드러나는 일)’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팬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은은한 굿즈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크렁크 공식 인스타그램
크렁크 공식 인스타그램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서 2013년 출시한 푸른색 곰인형 캐릭터 상품 ‘크렁크’는 팬덤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크렁크는 특정 아티스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YG 소속 아티스트와 다양한 컬래버 활동을 펼치며 YG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했다. 크렁크가 그려진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YG가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하게 된 것이다.

YG SELECT
YG SELECT

악동뮤지션의 앨범 ‘사춘기 상(思春記 上)’ 발매에 맞춰 나온 굿즈도 이 흐름을 반영했다. 앨범의 주요 감성인 사춘기의 정서가 담긴 파스텔 톤의 휴대폰 커버, 노래 제목을 타이포그래피로 얹은 노트들은 팬이 아닌 사람까지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방탄소년단의 일상 리얼리티 프로그램 ‘IN THE SOOP’을 테마로 한 상품도 흥행에 성공했다. 프로그램 특유의 ‘힐링’ 무드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아티스트를 드러내지 않은 티셔츠와 머그컵 등 일상 아이템으로 출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 ‘4세대 굿즈’의 등장 : 상징적 소비를 넘어 일상의 소유로

여기까지의 굿즈가 팬들의 수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점차적으로 제작의 주체가 옮겨간다. 아티스트와 대형 기획사 측에서 직접 굿즈 제작과 IP 사업에 참여해 보다 넓은 의미의 ‘굿즈’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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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멤버가 직접 상품 제작에 참여해 가장 성공적인 효과를 누린 사례는 방탄소년단과 라인프렌즈의 합작품인 ‘BT21’이 있다. 2018년에 본격적인 상품화가 진행된 ‘BT21’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약 1년간 스케치, 디자인 등 제작 과정에 참여해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으로 이미 유명하다.

이하 위버스샵 제공
이하 위버스샵 제공

2021년 여름 전 세계를 보랏빛으로 물들인 BTS X McDonald’s 컬래버레이션 역시 아이돌 굿즈의 새 방향성을 제시하며 4세대 굿즈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핵심은 굿즈의 주체인 아티스트와 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소유’하고 싶은 고퀄리티의 상품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기존의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에서 아이돌의 이미지만 구매한 뒤 관련 파생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X맥도날드 굿즈는 하이브의 지적재산권(IP) 사업을 담당하는 '하이브 아이피'가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누구보다 아티스트와 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주체가 선보인 상품이 고스란히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단순히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1차원적인 굿즈는 더 이상 팬들의 구매 욕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이제는 보다 주체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가치 소비와 공유 문화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신선한 방식으로 아티스트와 음악을 녹여낸 ‘4세대 굿즈’가 필요한 시점이다.

home 허주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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