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장난치면 정말 큰일이 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컴퓨터 백신 선구자'
2021-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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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아피, 코인 사기로 번 수익 탈세 혐의 등으로 스페인서 체포
유죄판결 후 미국으로 인계되기 전 교도소서 극단선택… 향년 75세

미국 PC 바이러스 백신 업체 맥아피(McAfee)의 창업자인 존 맥아피가 스페인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년 75세.
23일(현지시각) CNBC,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맥아피는 이날 스페인 법원이 미국에서 탈세 혐의에 직면한 그를 미국으로 추방하기로 판결한 직후 바르셀로나 자신의 감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목을 매 숨진 맥아피를 발견한 교도소 의료진이 응급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그를 살려내지는 못했다.
스페인 법정은 맥아피 사망 몇 시간 전에 그가 미국에 인계되면 수십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탈세 및 금융 비리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유죄판결을 내렸다.
맥아피는 지난해 10월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암호화폐 사기와 자신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권리 판매 등으로 수천만달러를 벌었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맥아피가 이들 소득원을 통해 상당한 소득을 거뒀지만 2014~2018년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스페인 카탈루냐 브르셀로나의 브리앙2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맥아피는 또 복역 중이던 지난 3월, 암호화폐 띄우기를 통해 거둬들인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미 테네시주 연방법원에 제소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우선 암호화폐 가운데 값이 싼 알트코인들을 대거 사들인 뒤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 사실과 오도된 사실들로 가득한 트윗들을 온라인에 마구 뿌렸다.
법무부는 "맥아피 팀은 이 같은 알트코인 '가죽 벗기기 사기(scalping scheme)'를 통해 200만달러(약 22억7000만원)가 넘는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0월 민사소송에서 맥아피가 암호화폐 사기로 2300만달러(약 261억5000만원) 넘게 벌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아피는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국은 내게 숨겨둔 암호화폐가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나도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맥아피 팀의 수많은 손을 거치면서 암호화폐는 다 사라졌다. 그리고 내게 남은 자산들은 모두 압류됐다"고 전했다.
앞서 맥아피는 2017년에도 "비트코인이 3년 안에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를 돌파하지 않으면 전국 방송에서 내 성기를 먹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한편 1980년대 후반 컴퓨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업체를 차린 맥아피는 1994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2년 그레고리 파울이라는 미국인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