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이 맥주잔에 상습적으로 소변을 보았습니다"… 재물손괴죄? 공연음란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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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자리 맥주잔에 항상 누런 액체가…
재물손괴 가능…공연음란 적용은 어려워

흔한 일은 아니나 예전엔 술자리에서 짓궂은 친구가 맥주대신 소변을 몰래 술잔에 채워 건네는 경우가 있었다. 친구끼리 장난기가 발동한 것이니 웃어 넘길 수도 있다.
그런데 남의 가게에 혼자와서 상습적으로 빈 맥주잔에 소변을 보는 변태남은 어떻게 봐야 할까. 객기라 치부하기에는 도를 넘었다. 법적 처벌이 가능할까.

맥주집을 운영하는 글쓴이 A씨에게 30대 남성 B씨는 단골손님이었다. 서너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세번씩 찾아와 생맥주 3~6잔을 마시고 가곤 했다. 비록 안주는 안 시켰지만 안면을 트다 보니 감자 튀김을 조금씩 서비스로 제공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주인장 A씨는 B씨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챘다. 매번 맥주를 끝까지 전부 마시는 것 같은데 B씨가 계산하고 나간 자리를 보면 맥주잔이 액체로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B씨가 지정석처럼 앉는 자리는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였기에 A씨는 당최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A씨는 하루 날을 잡아 B씨를 관찰했다. 그러다 쇼킹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B씨가 다 마신 맥주잔에 용변을 보고 있었던 거다.
황당한 A씨가 B씨에게 달려가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따지자, B씨는 얼굴을 붉히며 사과했다. A씨는 "돈은 안받을테니 다신 오지 말라"며 B씨를 내쫓아버렸다.
애당초 B씨가 항상 생맥주 두 잔씩을 주문하는데도 이유가 있었던 셈이었다. 한 잔씩 시키면 빈 잔을 수거해가니 처음부터 두 잔을 시키고 한 잔을 마신 후에 오줌받이로 쓸 심산이었던 것.
A씨는 "B씨가 저희 건물에 입주한 회사 직원인데 이런 일이 가능하냐"며 "B씨가 지금까지 생맥주를 100잔 넘게 마셨을텐데 불결해서 맥주잔을 전부 갖다버리고 싶다"고 분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별의 별 또라이가 많네', '미쳤다', '성도착증 환자인가' 등 뜨악한 반응을 보였다.
B씨를 경찰에 신고할 순 없을까.
◆ 재물손괴 YES… 공연음란 NO
네이버법률 등에 따르면 B씨에게 재물손괴죄를 물을 수 있다. 형법상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의 효용 침해는 물질적 훼손 뿐 아니라 감정상 그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옷에 욕설이나 성적인 문구를 적어 피해자가 기분이 나빠 옷을 입지 못하게 된 경우 등이 해당된다.
B씨처럼 식기에 소변을 봤다가 재물손괴 유죄 판결이 나온 사례도 있다. 2013년 한 불교 사찰에 침입해 물그릇에 방뇨하고 벽화에 욕설 낙서를 적은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법원은 목사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가 가게 안에서 용변을 보는 동안 신체 부위 또한 불가피하게 노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공연음란죄 적용은 쉽지 않다. 사건 장소가 탁 트인 공간이 아닌 개인 사유지여서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공연음란죄가 되려면 일반인의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정도의 음란한 행위여야한다.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공연음란죄가 부정된다.
만일 B씨가 타인이 보는 앞에서 용변을 볼 때 성적으로 흥분하는 특이한 취향을 갖고 있었다거나, 노출 행위를 통해 다른 손님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려고 했음이 드러나면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단지 화장실에 가기 귀찮아서 지속적으로 가게 내에서 용무를 해결했다면 법 적용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