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불리려고 하루 10끼 먹다 아버지에게 혼나 집에 불지른 씨름선수의 근황

2021-07-02 19:01

add remove print link

'훈남 실종' 과거 90kg 살 찌운 사연 화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로 인기 순항 중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애완견과 산책하는 배우 정경호 / 온라인 커뮤니티
애완견과 산책하는 배우 정경호 / 온라인 커뮤니티

한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여름에 패딩 입고 강아지 유모차 끌고다니는 미친 사람 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는 자기 동네에 한 여름에 털모자랑 땀복 같은 패딩을 입고 강아지 앉힌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줌마들 사이에서 미친 사람 하나있다고 소문이 났다고 전했다.

이 정신 나간(?) 이가 알고 보니 공인 훈남 배우 정경호(38)였다.

정경호는 과거 인터뷰에서 "제가 더위에는 강하다. 추위는 못 버틴다. 사실 몸에는 땀이 나고 있지만 얼굴에는 땀이 안 난다"고 공개했는데 사실로 밝혀진 셈이었다.

끊임 없는 변신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정경호는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파를 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첫방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첫 방송부터 더 깊어진 이야기와 케미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 극중에서 까칠한 듯 보이지만 정이 넘치는 반전 매력남 흉부외과 교수 김준완(정경호)의 연기는 단연 관전 포인트다.

정경호는 연예계에 정평이 난 패셔니스타로 남다른 패션 소화력을 과시한다. 아이돌 못지않은 패션 감각으로 여성 팬들의 눈길을 잡는다.

SBS '야심만만2' 캡처
SBS '야심만만2' 캡처

그런데 정경호는 소싯적에는 지금과는 허우대가 딴판이었다. 중학생 때는 90kg까지 나가는 거구의 씨름선수였다. 동호회 활동이 아니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정식 씨름선수였다. 그때 하루에 10끼씩 먹었다고 한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마른 허약체질이어서 늘 운동화를 빼앗기곤 했는데 안 뺏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학교 씨름부에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이어 "열심히 하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운동화를 빼앗더라"라고 털어놨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캡처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캡처

중학교 시절 엉뚱했던 경험담도 있다.

당시 고추장 불고기를 굉장히 좋아해 어느 날 고추장 불고기를 8끼 째 먹고 있는데 아버지가 먹지 말라고 집어 던졌다.

순간 욱한 정경호는 방에 들어가 라이터를 켜고 커튼에 불을 붙였다. 다행히 커튼이 여름용이라 커튼만 탔다. 아버지한테 엄청 맞았다고 한다. 나름 반항아 기질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정경호가 아버지에게 육두문자를 들은 적은 또 있다.

그의 아버지는 김수현 작가와 콤비로 유명한 KBS 드라마 PD 정을영이다. 정 PD가 드라마 '목욕탕집남자들'의 연출을 맡았을 때 정경호는 해당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희선을 보기 위해 촬영장에 찾았다가 아버지에게 혼쭐이 났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 정경호는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체중을 30kg가량 뺐다. 이후 배우 하정우가 출연하는 연극공연을 보고 반해 그의 후배가 되고 싶은 마음에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2003년 KBS 공채탤런트 시험에 도전할 때까지도 정을영 PD는 아들의 꿈을 반대했고, 실제로 면접관들에게 "우리 아들 떨어뜨려"라며 불합격을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경호는 당당히 합격했고 이듬해인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2009년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로 여성 팬들을 끌어모았다. 작품에서 보여준 패션은 소위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패션'의 모범답안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본인의 기대와 달리 데뷔 직후 뉴 페이스로 주목받은 아들에게 정을영 PD는 여전히 "아직 깜냥이 안 된다"면서 "내 작품에 절대 캐스팅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눈높이에는 못 미칠지 모르나 정경호는 시청자와 대중들에게는 이미 충분히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한 정경호 / tvN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한 정경호 / tvN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정경호 / tvN 화면 캡처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정경호 / tvN 화면 캡처

2017년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주인공 김제혁의 든든한 조력자 이준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심한 듯 시크함과 은근한 하찮음이 공존하는 매력있는 이준호라는 인물과 제복은 드라마의 흥행 요소가 됐다.

지난해 최근에 출연했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의 전성기를 알리는 작품이었다. 장난기는 많지만 의사로서 프로의식이 투철하고, 제자를 무척 아끼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자친구 앞에서는 팔불출 순정남이 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