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괜찮아…” 왕따로 극단적 선택한 학생의 쪽지, 학교는 차갑게 외면했다

2021-07-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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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내 고등학교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한 학생
유족 측, 학교가 따돌림 정황 알면서 조치 안 했다고 주장

이하 A군 유족이 공론화를 위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이하 A군 유족이 공론화를 위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왕따로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생 A군을 학교가 외면했다는 안타까운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일 연합뉴스와 만난 A군의 유족은 "분명히 막을 수 있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전교생이 기숙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A군이 지난달 초 친구 사이에서 생긴 오해로 따돌림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때부터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2주 전에는 자해를 한 정황까지 알려졌다. 당시 A군의 자해 사실은 학교 선배로 인해 선생님에게 알려졌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족 측은 "그 학교에서 A를 포함한 학생 여러 명이 자해를 시도했다.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폐쇄적이고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전학, 자퇴, 휴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학교의 문제를 고발했다.

지난달 27일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 건물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유족 측은 A군의 극단적인 선택은 학교 내에서 벌어진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 때문이었다고 호소했다.

A군의 유품 정리 중 나온 친구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에는 "괜찮은 척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나 진짜 죽고 싶어", "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와 같은 위험 신호가 적혀 있었다.

A군 유품 정리 중 나온 쪽지
A군 유품 정리 중 나온 쪽지

교육당국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조사에 착수했다. 학교 측은 "현재 학생 사망과 관련한 공식 입장은 도교육청으로 일원화했고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알리지 않았다.

양구교육지원청은 "SNS상에 유포된 교육당국이 사건을 은폐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 내용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못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이설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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