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감옥에서 '살인의 추억' 보더니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2021-07-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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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유력 용의자(진범) 이춘재
영화감독 봉준호가 만든 '살인의 추억'

영화감독 봉준호가 '살인의 추억' 관련한 비화를 털어놨다.

영화감독 봉준호 / 뉴스1
영화감독 봉준호 / 뉴스1

지난 7일(현지 시각) 봉준호 감독은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개최한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 참석했다. 행사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뷔니엘 홀에서 열렸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 모티브가 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특정된 날을 떠올렸다. 그는 "1986년 첫 사건이 나온 뒤 2003년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17년 텀이 있었다. 영화 개봉 후 2019년 범인이 잡혔으니 또 한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라며 "(용의자 특정된 날) 저도 심적으로 복잡했다"라고 말했다.

이춘재의 얼굴을 본 심경에 대해 말할 때는 영어를 섞어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로 "실제로 스크린 라이팅을 하는 동안 나의 기억 속에 살인자는 매우 강한 존재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또 한국어로 "꿈에도 나오고 그랬다. 만일 그 사람을 만나면 급한 것부터 해야 할 질문 리스트를 갖고 다니기도 했다. 그는 지금 한국 감옥에 있다. 만나고 싶은 생각도 잠깐 했는데, 만나보고 싶지 않더라"라고 고백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영화 '살인의 추억'

봉 감독에 따르면 이춘재는 감옥에 있는 동안 영화 '살인의 추억'을 봤다. 이춘재는 영화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재미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감독은 "여러 루머가 있었다. '영화를 세 번 봤다'는 말도 있고, '영화를 볼 수 없었다'는 말도 있었다. 최근 경찰이 한 말을 보면 (이춘재가) 영화를 봤는데 별 관심 없고 재미없었다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춘재 학창 시절 / 연합뉴스
이춘재 학창 시절 / 연합뉴스

이미 유명한 비화지만, 영화 속 박두만(송강호) 형사가 마지막에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더 언급하기도 했다. 감독은 "일부러 그렇게 찍은 이유도 혹시 극장에 범인이 와서 본다면 한 맺힌 형사와 범인이 눈 마주치게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

이춘재는 지난해 열린 재심 공판에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이 맞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네, 맞다"라고 답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