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은 한중일 여자배구 눈물 폭발의 날
2021-08-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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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 챔피언' 중국·일본의 몰락
김연경 앞세운 한국은 아시아 유일 8강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극동 3국 라이벌의 운명이 엇갈렸다. 과거 올림픽 챔피언이었던 중국과 일본은 예선에서 광탈(빛의 속도로 탈락했다는 뜻)한 반면, 투혼을 발휘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시아 여자배구 눈물 폭발의 날'이란 제목으로 한중일 3국의 여자배구 희비 쌍곡선을 짚은 사진이 올라왔다.



첫 번째 사진은 오열하는 중국 대표팀 모습을 담았다.
2일 아르헨티나전이 끝나고 랑핑(郎平·61) 감독이 선수 한명 한명과 일일이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고 허리를 굽혀 답례하고 있다.
중국팀은 직전 대회인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강호다. 하지만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터키에 3대 0으로 진 데 이어 미국, 러시아에서 연거푸 패배했다. 이후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했지만 8강 진출이 좌절됐다.
1984년 올림픽 참가 이후 최악의 부진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랑 감독은 1980년대 중국 여자 배구 황금시대를 열었던 중국 배구 여제다.



두 번째 사진(움짤)은 눈물 바다를 이룬 일본 대표팀이다. 한 선수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고,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흐느끼고 있다.
같은 날 조별리그 A조 도미니카공화국와의 5차전에서 1 대 3 패배한 직후의 장면이다. 일본은 이날 1승 4패로 조 5위가 확정돼 8강 진출이 좌절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이 2승 3패로 A조에서 마지막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여자 배구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5위로 메달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숙명의 한일전에서 대역전패를 안으면서 일본의 꿈이 깨졌다. 지난달 31일 일본은 한국과 A조 4차전에서 5세트에 극적인 뒤집기 쇼를 선사하며 자멸했다.
그 여파 때문인지 일본은 세계 랭킹 7위 도미니카공화국에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계 14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3 대 2로 제압한 바 있다.

마지막 사진은 한국 여자배구팀 에이스 김연경이 포효하는 장면이 실렸다. 위의 사진들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은 같은 날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A조 예선 세르비아와 5차전에서 0 대 3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이미 A조 3위를 확정했기에 조 4위까지 받는 8강행 티켓을 얻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결선 진출의 기쁨을 눈물로 자축했을 법하다.
한편 도쿄올림픽 취재정보사이트인 '마이 인포'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 국가가 12개 팀으로 늘어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여자 배구에서 8강 진출팀이 아시아 1개 국가만 있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팀은 4일 터키와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대 2(17-25 25-17 28-26 25-18 15-13)로 꺾고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후 처음으로 메달 전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