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당신은 94분 동안 황정민을 전적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리뷰)

2021-08-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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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리얼리티 살린 범죄 액션물
필감성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영화 '인질' 스틸 / 이하 NEW
영화 '인질' 스틸 / 이하 NEW

감독의 첫 장편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장르적 특성과 영화적 재미 요소를 충분히 살린 영화 '인질'은 수많은 새로운 얼굴들을 소개하며 94분 동안 관객들을 휘어잡는다.

'인질'은 실제 배우 황정민(황정민)이 납치를 당했다는 '리얼리티'를 강조한 영화다. 하지만 그것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다. '납치' 같은 특정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압박감을 집요하게 그려내다가 어느 순간 카메라 앵글을 더 넓힌다. 인질범과 황정민을 찾는 경찰들이 등장하면서 극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고 '내가 아는 그 황정민'이 무사히 탈출하기를 바라게 된다.

황정민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사실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열연을 펼친다. 영화 '신세계'에서 호흡을 맞춘 박성웅의 깜짝 등장은 영화에 리얼리티를 한층 더 끼얹는다.

여기에 납치된 황정민이 배우이기에 잘할 수 있는 여러 기지들로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들도 볼거리다. "부라더", "드루와", "밥상" 같은 황정민하면 반가운 유행어들도 등장한다.

김재범, 이유미,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같은 신선한 얼굴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반갑다.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베일에 꽁꽁 감춰졌던 캐스트들이다. 새로운 얼굴들이 황정민이라는 베테랑 배우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연기하며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걸 보고 있자면 절로 이들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난다.

영화 '인질' 포스터
영화 '인질' 포스터

다만 '살기 위한 극한의 탈주가 시작된다'는 포스터 속 문구처럼 범죄나 액션이 아닌 납치된 황정민의 탈주 그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췄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경찰이 등장해 인질범들을 추적해 나가면서부터 영화 초반을 지배하던 밀도가 옅어지고 평범한 범죄 추적극으로 변화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납치 상황이라는 고립감과 폐쇄성, 압박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면 대중성은 다소 떨어졌을지언정 훨씬 엣지 있는 작품이 됐을 것 같다.

94분. 15세 관람가.

home 정진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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