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매달린 아프간 국민 급이해된다” 패닉상태에 빠진 인하대생들

2021-08-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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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죽어도 인서울 비행기 붙잡고 싶다”
학교 홈피·커뮤니티, 재학생 한탄·비판 '봇물'

인하대 전경 / 인하대
인하대 전경 / 인하대

'대학 살생부’로 불리는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25개 일반대가 부실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인하대, 성신여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이 받는 충격파는 더 세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조섞인 한탄과 함께 학교 측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에펨코리아, 뽐뿌, 웃긴대학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 혼돈의 인하대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타 커뮤니티에 게시된 학생들의 반응을 취합해 갈무리한 것이다.

이하 에펨코리아
이하 에펨코리아

인하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학생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급이해된다"며 "떨어져 죽어도 '인서울' 가는 비행기 붙잡고 싶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인하대 재학생은 "집이 가난해 전장(전학년 장학금)을 주기에 경희대 버리고 왔다"며 "열 받는다"고 폭발했다. 그는 지난해 2월 14일자 경희대 합격증을 증거자료로 붙였다.

소속 학교가 불분명한 한 학생은 '지금 인하대 제일 레전드인 XX'라며, 한 학생의 올해 초 '중앙대 등록 포기 신청 확인서'를 첨부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중앙대 학생부종합전형 중 다빈치형인재 전형으로 기계공학부에 합격한 한 학생은 올해 1월 등록을 포기했다. 게시글의 정황상 인하대에 입학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쓴이는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는 자조 또는 조롱 섞인 격려를 남겼다.

'아주대에서 왔는데 이제 친한 척하면 뒤진다'는 아주대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도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는 레벨이 비슷한 수도권 대학(인하대는 인천, 아주대는 수원 소재)으로 같이 어울렸는데, 이제부터 '부실대학'은 따로 놀라는 비아냥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인하대 표 된서리의 원인이 한 지원자의 저주에서 비롯됐다는 괴담도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올라온 '저주 시작된 인하대'라는 제목의 글이 그것이다.

더쿠
더쿠

지난해 한 고교(졸업)생이 인하대에 응시한 후 커뮤니티 게시판에 실명으로 '나 떨어뜨리고 얼마나 잘 되는지 보자'는 글을 올린 것에 네티즌들은 주목했다. 해당 학생이 이후 합격했는지, 낙방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데도, 네티즌들은 흉흉한 사건을 '오컬틱'으로 연결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잠정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 전국에서 일반대 25곳이 탈락했다. 교육부는 이의제기를 받은 후 검토를 거쳐 이달 안에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

최종 심의에서 탈락하면 3년간(2022~2024년) 해마다 수십억원의 국고 지원사업에서 제외된다. 학교당 연 평균 40여억원의 재정을 지원받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모교에 대한 자존심 상처와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다. 예비 신입생들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충원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