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벤츠만 100대… 주차장 화재로 뜬금없이 유명해진 천안 아파트의 놀라운 가격
2021-08-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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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강남', 피해차량 170대가 외제차
집값 10억대 수준… 서울 평균가와 맞먹어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차량 660여 대가 피해를 입었다. 아파트 시설물 훼손까지 합하면 피해액만 10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온다.
차량 수가 많은 탓도 있었지만 피해 차량의 3분의 1 가량인 170여대가 외제차였기 때문이다. 그 중 메르세데스벤츠가 약 100대로 알려져 해당 사고는 물론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사고 장소인 '천안불당지웰시티 푸르지오1단지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천안의 강남'이라 불리는 불당동으로 천안에서 알아주는 부자동네다. 걸어서 5분이면 KTX천안역이 있으며 인근에 갤러리아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17년 완공된 신축 아파트로, 420세대가 거주하는 중형 단지다. 공급면적 기준 128㎡, 129㎡, 146㎡ 3가지 평형이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128㎡(약 39평)이 지난 2월 10억4800만원(11층)에 팔렸다.
129㎡는 지난달 10억4250만원(6층)과 10억95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이 평형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매매 시세도 10억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가장 큰 타입인 146㎡(약 44평)의 매매 시세는 10억5000만원~12억원 선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93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수도권 지방 도시치고는 아파트값이 상당한 편이다.
4년 전인 2017년 9월에만 해도 이 아파트 가격은 반값 이하였다. 128㎡는 당시 2건이 팔렸는데 매매가는 4억4175만원(15층), 4억6175만원(19층)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여파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경우 이 아파트의 몸값은 향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화재 원인이 된 스타렉스 차종 출장세차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물 한도는 1억원으로, 다른 차량의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피해 차량이 자기차량손해특약(자차특약)에 가입했다면 피해를 보험 처리할 수 있다. 만약 차량가격이 5000만원인데 자차보험 특약을 3000만원 한도로 가입했고, 이번 화재로 차량이 전소했다면 3000만원을 보상받게 된다.
자차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자차특약 미가입 차주는 본인이 수리비를 부담하고 출장 세차차량 운전자와 소속 업체에 나중에 해당 금액을 청구해야 하는데, 출장세차업체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회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차량 외에 지하주차장 배관 등 시설물 피해도 수십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아파트 시설물은 롯데손해보험의 재물보험상품에 한도 20억원으로 가입돼 있는 상태다.
이번 화재는 지난 11일 오후 11시 9분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출장 세차 차량 폭발로 시작됐다. 이 화재로 차량 소유주인 30대 남성 A씨가 중상을 입었고, 주민 14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려 하자 폭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