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머큐리 동성 키스신 삭제했던 SBS, 결국 인권위가 '쓴소리' 남겼다

2021-09-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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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선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신 삭제한 SBS
인권위 “성 소수자 집단을 향한 편견 조장... 개선 필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SBS 설 특선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방영 당시 SBS 측이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한 것에 대해 "성 소수자 집단을 향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프레디 머큐리 역으로 출연한 라미 말렉 / 이하 다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프레디 머큐리 역으로 출연한 라미 말렉 / 이하 다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SBS는 지난 2월 13일 설 특선영화로 록 밴드 퀸과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했다. SBS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머큐리와 짐 허튼의 키스신을 삭제하고 지나가는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이같은 편집에 대해 일각에서 성 소수자를 차별했다는 반발이 나왔다. SBS 측은 "동성 간 키스 장면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 많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 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무지개행동'은 "동성애를 마치 폭력이나 흡연과 같은 유해한 행동으로 생각해 임의로 편집한 것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SBS 측은 인권위에 "과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여고생 간 키스 장면을 방송한 점을 문제 삼아 그걸 기준으로 삼았다.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의도는 없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1일 "성적 지향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에 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차별 행위 주장을 각하했다. 다만 인권위는 "SBS 측의 편집이 성 소수자 집단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조장하거나 강화하는 혐오 표현에 해당할 수 있다"라는 의견도 내놨다.

인권위는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하거나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성 소수자 존재를 부정하거나 유해 집단으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다. SBS가 이러한 편견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home 김성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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