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에타를 감동으로 물들인 '키다리 졸업생'…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2021-09-03 18:05
add remove print link
“식사 잘 못하는 학우 있다면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 글 게시
글쓴이의 따뜻한 마음씨에 “존경스럽다, 멋지다” 칭찬 일색
한 대학교 졸업생이 형편이 어려워 식사를 못하고 다니는 학우를 돕고 싶다는 글을 올려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희대 에브리타임 서울캠 자유게시판에 '식사 잘 못하고 다니는 학우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졸업생 직장인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글쓴이는 "보육원에 한 아이와 1:1 결연 후원을 시작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큰 보람을 느꼈다"라며 "그런데 에타에서 학우 중에 식사를 잘 못하고 다닌다는 글을 몇 번 읽었던 게 기억이 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후배들에게 마음을 나눈다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식사 잘 못하고 다니는 학우가 있다면 형으로서 선배로서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 어려워 말고 쪽지 보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도움을 뜻을 밝힌 글쓴이의 따뜻한 마음씨에 많은 경희대생이 감동했다.
경희대생들은 "선배님의 멋진 마음을 응원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식사가 어려운 후배들에게 식사 대접하고 싶었는데, 실천에 옮기기까지 하신 선배님 존경스럽습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보육원 1:1 후원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관심 있어서...", "저도 한 아이 후원하고 있는데 원동력이 됩니다" 등의 댓글을 달며 글쓴이가 하는 보육원 후원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위키트리가 글쓴이를 수소문해 해당 글의 작성자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경희대 체육대학 13학번 OOO라고 한다.
- 에타에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보육원 후원금이 빠져나갈 때 문득 에타에서 '식사를 못했다. 염치없지만 도와달라'라는 내용의 글을 봤던 기억이 났다. 그런 친구들이 한 끼라도 걱정 없이 맛있는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글을 쓰게 됐다.
- 보육원 1:1 후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후원하고 있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상황이 어려워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를 도와줘야겠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보육원 후원도 그런 이유로 시작하게 됐다. 1:1 정기 후원은 월 10만 원씩 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보육원 외부인 출입이 전면 차단됐지만, 이후 상황이 좋아지면 보육원 아이들에게 전공을 살려 운동 관련 재능기부도 해볼 것이다.
- 글을 보고 실제로 연락 온 학우가 있나
안타깝게도 밥을 먹자고 연락 온 학우는 아직 없다. 자세하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보육원 출신 학우가 보낸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거다, 감사하다'라는 내용의 쪽지를 받긴 했다. 또 익명의 다수 학우들에게 응원의 쪽지를 받았다.
- 만약 연락이 온 학우가 있다면 어떻게 식사를 대접할 계획이었나
만약 연락이 왔다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할 생각이었다. 사실 나라도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대면하여 밥을 얻어먹는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만나는 게 힘들다고 하면 기프티콘으로라도 챙겨주려고 했다.
- 앞으로도 이렇게 어려운 학우들을 도울 계획이 있나
기회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형편이 어려운 모교 후배들을 돕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줘서 더 큰 의지가 생긴 것 같다.
- 마지막으로 경희대 후배들에게 혹은 이 기사를 보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행이라는 게 큰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정말 작은 마음에서 시작하는 행동 하나가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주는 듯하다. 실천해 보시기 바란다. 내가 베푸는 것보다 그를 통해 얻는 행복이 더 크다는 걸 느낄 거다. 과분한 칭찬 정말 감사하고 덕분에 힘을 얻어 좋은 일에 많이 힘쓰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