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과 현실은 달랐다”… 배달 라이더 사고 나자 시민들이 보인 반응

2021-09-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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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운전자 사고 나자 주위 시민들 도움의 손길
널브러진 음식 챙겨주고, 블랙박스 영상 확보까지

갑자기 유턴하는 차량을 피하려다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고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를 돕는 시민들의 따뜻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9일 경향신문이 이를 단독보도했다.

[단독]배달 라이더 사고 나자 시민들 '우르르'···'라이더 혐오' 여론과 사뭇 다른 따뜻한 마음씨들 지난 8일 낮 12시11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앞에서 배달 라이더 허진호씨(가명·32)가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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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앞에서 배달 운전자 허진호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넘어졌다. 맞은편 옆 차로에 있던 차량이 갑자기 유턴을 했고, 그 차량을 피하려다 군형을 잃으면서 벌어진 사고였다.

이하 유튜브 '이런 경향'
이하 유튜브 '이런 경향'

허 씨는 바닥에 부딪쳤고, 오토바이 배달통에 실린 음식은 길바닥에 쏟아졌다. 그사이 유턴 차량은 그대로 주행하여 사라졌다. 허 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도로에 주저앉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가장 먼저 허 씨에게 온 시민은 "괜찮으세요? 119 불러드릴까요?"라고 물었다. 다른 시민들은 바닥에 떨어진 허 씨의 안경을 주워 건넸고, 널브러진 음식들을 챙겨 보행로로 옮겼다.

불과 2~3분 사이 허 씨 주변으로 1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그들은 "잠시 앉아 있어라", "혹시 차량에 부딪힌 건 아니냐" 등을 물으며 허 씨를 걱정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택시 기사는 "사고 현장을 찍은 블랙박스 영상이 있으니 걱정 말라"라며 허 씨를 안심시켰다.

허 씨는 시민들에게 "부러진 데 없어서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허 씨는 "이번 사고로 얻은 것이 많다. 그냥 사고가 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많은 분이 와서 도와주셨다. 모두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평소 배달 운전자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고 상처받았던 마음이 치유됐다고 강조했다. "배달 운전자 기사에 달린 댓글과 현실은 달랐다. 일상에서 만나는 분들이 실은 모두 선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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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이시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