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어설프게 하면 큰일 나는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2021-09-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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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w her standing there'
“그녀를 보고 거기가 발기?”
병 겉에 위험(danger)이라고 쓰인 것을 '단거(단음식)'로 읽는 바람에 독약을 먹고 죽었다는 최불암 시리즈가 있다. 허술한 영어 사용의 위험성을 예시한 '허무 개그'다.
사실 비영어권 국민에게 정석 영어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할 수 있다. 표준이 아니어도 의사소통만 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콩글리시(Konglish)' 같은 변종영어 수준을 넘어 억지로 해석해 의미가 삼천포로 빠지면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최근 보배드림, 개드립닷컴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어를 어설프게 하면 큰일 나는 이유'라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빵 터뜨리게 했다.



해당 글에는 카카오페이지 유머 서비스 ‘톡드립’ 콘텐츠를 갈무리한 사진이 담겼다. 고3 성심을 주인공으로 한 ‘공성심’ 시트콤이다.
방송에서 직장인 성치는 성심의 영어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레벨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성심은 가장 낮은 단계에서 막혔다.
'Trash Can'의 뜻을 묻는 질문에 성심은 자신만만하게 '쓰레기는 할 수 있다'라고 적으며 우쭐댔다.
'Trash Can'은 쓰레기통을 말한다. 여기서 'Can'은 '할 수 있다'는 조동사가 아닌, 통을 의미하는 명사다.
무안해진 성심에게 성치는 "머리는 똑똑한데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며 "그럴 수도 있다"고 달랬다.

그러나 두 번째 문법 문제에서 기어코 불상사가 났다.
'I saw her standing there'이라는 문장을 해석하는 문제였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 밴드 비틀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의 독해는 '그녀가 거기 서 있는 걸 봤다'이다.
주어 + 동사 + 목적어 + 목적격 보어로 구성된 5형식 문장이다.






성심은 "이 문제는 너무 쉽다"며 득의에 찬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나는 그녀를 보고 거기가 섰다". 즉 발기했다는 얘기다. 분위기가 싸해진 건 물론이었다.
요즘은 인공지능(AI) 번역기 덕에 스마트폰 하나면 웬만한 회화는 해결할 수 있다. 긴 글 역시 클릭 한 번으로 무리 없이 번역된다. 굳이 외국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시대다.
하지만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우리가 살아갈 21세기까지는 여전히 외국어 학습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언어를 통해 전하려는 ‘의사’ 중 지식과 정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돼 있다.
그런데 파우저 전 교수는 소통과 이해라는 의사 전달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언어에 담긴 수많은 상황과 감정의 다양한 진폭을 기계적인 인공기술로 정확하게 변환, 전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미세한 감정의 전달, 상대방과의 교감까지 해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