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최종 빌런 김소연,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나 (인터뷰 종합)
2021-09-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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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소연
“'펜트하우스'는 두려움 속 도전한 작품”
착해도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워도 너무 사랑스럽다. 배우 김소연의 이야기다.

김소연은 최근 1년 이상 함께한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떠나보냈다. '펜트하우스'는 일그러진 욕망이 가득한 이들이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을 시작해 시즌1, 2, 3를 거쳐 지난 10일 방송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극중 타고난 금수저이자 완벽한 소프라노 천서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김소연. 최근 '펜트하우스' 종영 관련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천서진과 180도 다른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연기 인생 28년 차, 김소연에게 '펜트하우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한 작품이었다. "이걸 시작할 때 두렵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그 고민을 잘 끝냈더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며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중 천서진은 본인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떤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악녀 중의 악녀로 최종 빌런에 등극한 인물. '펜트하우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자극적인 장면에는 천서진이 있었다. 특히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장면이 많아 그의 목 상태를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지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고.
"내 성대가 진짜 건강하더라. 드라마 초반에는 목이 쉴까 봐 대비를 많이 했다. (목에 좋은) 원액도 많이 사고 그랬는데, 쉬지 않았다."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천서진이지만, 김소연만큼은 그를 감싸려고 노력했다. '전 국민이 질타를 해도 나만큼은 이 여자를 안타까워해주자. 모든 미움은 종영 다음 날부터 하자'고 생각한 것. 하지만 그런 천서진에게도 힘들었던 부분이 존재했다. 자신의 딸을 살려준 오윤희(유진 분)을 절벽에서 밀거나 다친 로건 리(박은석 분)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장면 등이다.
반대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오윤희를 절벽에서 밀고 난 후 독창회 리허설에서 하이에프를 성공한 장면이다. 김소연은 시즌1 광기 어린 피아노 연주 신보다 해당 장면이 더 애착이 가고, 전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모녀 사이로 호흡을 맞춘 최예빈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뿐이었다.
"정말 은별이가 너무너무 예쁘다. 태도도 훌륭하고 연기도 잘한다. 심지어 시즌1부터 2, 3까지 오면서 더 향상됐다. 스킬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는 게 고맙다. 평상시에도 너무 해사하고 맑은 에너지를 준다. 고등학생 엄마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색함을 많이 느꼈는데, 그 딸이 최예빈 양이라 '우주가 날 도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김소연은 지금까지 수십 편의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중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은 KBS2 드라마 '아이리스'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라고 한다.

"'아이리스'는 딱 30살이 되는 시점에 했다. 그전까지는 부끄럽게도 연기보다 화면에 내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더 신경 썼다. 그런데 '아이리스' 때는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나의 모습에 실망해서 '연기에 집중하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 자르는 것도 내가 제안하고 몸무게도 5~6kg 찌웠다. 그때 모습을 생각하면 큰 전환점인 것 같다."
'펜트하우스'는 김소연의 변신, 레전드 악역을 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를 통해 지인들에게 사인 부탁을 받고, 평생 들을 칭찬을 다 받은 것 같다고.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에 대해 "열심히 하면 좋은 날이 오는구나 희망을 주는 좋은 작품"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김소연은 반성의 시간을 조금 더 일찍 알아채지 못하고, 20대를 보낸 게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꾸준히 연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은 스스로도 만족스럽다고.

특히 해보고 싶은 장르로는 코미디, 시트콤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요즘 왜 시트콤이 없을까. 코미디나 시트콤에 출연하고 싶다. 또 '검사 프린세스'나 '순정에 반하다'를 행복하게 촬영했기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물론 포기하고 있지만. (웃음)"
김소연은 다수의 매체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답변이 부족하진 않았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마지막에는 비대면 인터뷰라 아쉬웠다는 기자들의 끝인사에 울컥해 눈시울을 붉혔다.


인터뷰 내내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낸 김소연. 그의 바람처럼 다음에는 김소연이 본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