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사촌누나가 제 난자를 원한다는데… 정말 줘도 될까요?”
2021-09-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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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에 올라온 사연
상당수 누리꾼 “껄끄럽다”
글쓴이는 30대 초반의 아기엄마. 난자를 원하는 글쓴이 남편의 사촌누나는 40대 초반이다.
글쓴이에 따르면 남편 사촌누나는 몇 년간 난임으로 인해 병원을 다녔다. 그러다 글쓴이가 임신을 준비한다고 주변에 선포하자마자 한 번에 임신해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친척들을 통해 듣게 됐다.
남편 사촌누나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으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난자 질이 좋지 않아 그때마다 유산됐다. 그러다 AMH가 거의 0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 AMH는 여성의 난소 기능과 생식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다.
“남편 사촌누나가 의사 말로는 난자 공여밖에는 임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나와 남편에게 정말 조심스럽게 혹시 내 난자를 증여받을 수 있는지 물었어요. 한국에서는 돈을 주고 난자를 살 수 없어서 내게 푸짐한 식사비를 제공해준다고 합니다. 돈을 준단 얘기겠죠. 병원에 다니려면 차가 필요할 테니 교통비 대신 소형 외제차도 새걸로 뽑아주신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본인들이 너무 절박해 지나가는 아기엄마만 보면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지경이라 일단 가까운 친족인 제게 먼저 물었다고 한다. 제 유전자를 가진 아기가 사촌으로 태어나는거니 이상하지만 사촌형님네랑 왕래가 잦지 않아서 마주칠 일은 크게 없을 것 같다”라면서 누리꾼들에게 난제 제공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남편 혈육의 부인에게 난자를 제공하는 게 껄끄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모르는 사람한테 준다면 모를까 육체관계 없어도 사촌고모부와 나 사이에서 애가 태어난다면 끔찍하다”라고 했다. 이 누리꾼은 “(글쓴이 부부가) 그 애를 볼 때마다 맘이 맘같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가 크면서 뭐든 잘하고 기대에 부흥하면 좋은 소리가 나오겠지만 그 반대면? 유전자 탓할 수도 있을 텐데 건너건너 듣더라도 맘이 상할 거 같다. 아픈 것도 있지만 그보다 낳고 난 뒤가 더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나도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아이를 임신 중인데 아주 먼 친척도 아니고 사촌이라면 반대다. 아무리 안 마주쳐도 경조사 땐 볼 수밖에 없는 촌수여서 껄끄럽다”고 했다.
이런 의견도 있었다.
“오히려 애매하게 가까운 관계라서 문제 같은데? 아예 확실히 가까우면 문제가 덜할 거다. 이 경우엔 딱히 많이 보는 사이는 아니지만 아주 안 보는 사이도 아닌 게 더 찜찜하다. 실제로 난자 공여 케이스 중 가장 많은 게 친자매지간이다. 직접 혈연관계라 확실히 가까우니 거부감도 적고 차후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장벽이 낮다. 그런데 남편의 사촌누나? 남편과는 가까울지 모르나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인위적으로 맺어진 남편의 사촌? 진짜 아가페적 정신으로 난자공여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공여 이후에 그 어떤 교류도 있을 수 없는 생판 남에게 하는 게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