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포항유치 내가 했다?” ... 지역정치인 유치 막후역할론 자찬 비판

2021-10-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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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치인 A씨 “애플과 끈끈한 인적네트워크로 포항 유치에 적지 않은 역할” 자찬
경북도・포항시 “자치단체가 합심해 이룬 결과물을 정치적 활용 지양해야” 비판

애플·경북도·포항시·포스텍은 지난 9월 27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 및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포항시 제공

경북도와 포항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지역의 현안사업 관련, 지역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의 공을 앞세우며 막후역할론을 부각시키고 있어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포항에서 지난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한 A 모씨의 경우, 경북도와 포항시가 지난 9월 27일 애플이 포항 소재 포스텍에 제조업 연구개발 지원센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아카데미를 설립운영에 대한 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관련, 자신의 막후 역할론을 지역 SNS에 홍보하며 공치사를 하고 있다.

그는 애플이 경북도와 포항시 등과 함께 MOU를 체결한 당일인 9월 27일 일부 지방신문사에 기고문을 내고 “올해 2월 경북도에 애플 유치를 제안했고, 이에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의 강력한 유치 의지와 적극적인 지원 아래 필자 등이 참여한 ‘민 · 관TF’를 구성해 애플 유치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원 시절 실리콘밸리를 수시로 드나들며 세계적 혁신 현장을 관찰·연구했으며, 귀국 후에는 벤처기업을 경영하면서 애플사 및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평소 애플 측과 끈끈한 인적네트워크를 유지해 왔으며, 이는 애플의 포항유치에 적지 않은 역할이 되었다고 감히 자부해본다”고 했다.

포항지역 정치인 A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SNS 캡처
포항지역 정치인 A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SNS 캡처

그는 이어 지난 9월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벤처밸리인 서울 테헤란로에서의 기업 경영 시절 애플과의 협업, 경북도에 애플 포항 유치 제안, 경북도와의 ‘민 · 관 TF팀’ 구성 등 애플의 포항 유치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라며 자신의 막후역할론을 또 부각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포항 투자 및 현지화 관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출범하는 위원회에서 중책을 맡아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라며, 자신이 위원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경북도와 포항시의 공식 발표 전에 자신이 어떤 직책을 맡을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A씨의 이같은 막후역할론 홍보에 대해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치단체가 합심해 이룬 결과물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듯한 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지역의 대규모 사업 유치에는 민 · 관 · 정이 합심한 결과 일뿐이며, 특정인 한사람만의 역할론으로 홍보하는 것은 시민들을 욕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경북도·포항시·포스텍은 지난 9월 27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 및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 자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정부는 300만 도민과 지역기업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주식회사와 다름 없다"며 민 · 관 · 정 모두의 수고에 감사를 표했다.

home 황태진 기자 tjhwang@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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