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그 섬에서 실제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1-10-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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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가장 큰 무인도인 선갑도가 배경
주상절리 특히 유명… 섬 훼손 놓고 논란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섬은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있는 선갑도다. ‘한국에서 가장 큰 무인도’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섬이다.
선갑도는 무인도다. 한 기업체가 이 섬을 매입하면서 사유지가 됐다. 선박을 운행하는 한 남성이 관리인 자격으로 섬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선갑도는 생김새가 특이하다. 신기하게도 C자형 호상 해안을 품고 있다.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을 품고 있을 정도로 섬 경관이 빼어나다. 특히 주상절리가 유명하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서 굳을 때 육각 기둥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지형이다. 다른 주상절리와 달리 화산재가 쌓여 굳은 응회암으로 주상절 리가 이뤄져 있어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광주 무등산 서석대를 제외하면 국내 유일의 응회암 주상절리다. 국립수목원이 정한 한반도 희귀식물 여러 종도 서식하고 있다.

선갑도의 소유주는 선도공영이란 회사다. 선갑도는 1970년까지 승봉도 주민 35명의 공동 소유지였다. 정부가 선갑도를 핵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고자 1992년 선갑도를 매입했지만 추진이 어렵게 되자 1996년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연구원에 매각했다. 이후 2007년 선도공영에서 매입하며 개인 소유의 무인도가 됐다.
이 회사는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주상절리를 흉물스럽게 훼손한다는 말을 환경단체로부터 듣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2월 선도공영에 내준 선갑도 산지전용허가 연장을 불허해야 한다고 옹진군에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당시 단체는 선갑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갑도는 우리나라의 많은 섬 가운데 사람이 살지 않는 가장 큰 섬으로 자연생태·지질경관 보고이다.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보호대상해양생물인 새우말(잘피의 한 종류)과 거머리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매와 구렁이가 발견되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이자 주상절리 등 빼어난 지질경관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 선갑도의 주상절리는 제주도와 한탄–임진강같이 대부분 주상절리가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현무암인 반면 선갑도는 섬 전체가 화산재가 쌓여 굳어진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선도공영은 선갑도를 채석단지로 개발하려고 했다. 자월도, 승봉도, 대이작도 주민이 환경과 어장 파괴를 이유로 반대했다. 채석단지 개발 사업은 2017년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취하로 결국 무산됐다. 이후 선도공영은 양식업을 이유로 선갑도의 아름다움이자 특징인 C자형 호상 해안을 막아 사람들이 C자형 호상 해안에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게 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공유수면에 제방을 쌓은 것은 언제든지 그 시한과 목적이 해소되면 철거하고 원상 복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천혜의 자연 주상절리를 훼손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