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적 위치’ 극도로 열악한 이곳... 이스라엘 폭격 후 심각한 상태에 놓인 ‘가자 지구’

2021-10-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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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위기에 놓인 가자지구
식량 및 의료 물자 등 생필품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려

서아시아 팔레스타인 남서단에 있는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5월 10일부터 21일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인해 가자 지구에서 아동 66명과 여성 38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242명이 사망했음을 확인했다. 인명피해 외에도 충돌로 인해 가자 지구의 기반 시설은 크게 파괴됐다. 지난 5월 21일, 휴전으로 대규모 충돌이 종료된 후에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도발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가자 지구를 9월 중순까지 끊임없이 공습했다.

5월 12일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붕괴된 가자 지구의 빌딩 / AP Images
5월 12일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붕괴된 가자 지구의 빌딩 / AP Images

가자 지구는 이스라엘의 전면봉쇄로 오랜 기간 인도적 위기를 겪은 지역이다. 2007년 이스라엘이 적대하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장악하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 이어지는 모든 육상 통로를 통제했다. 해상 역시 이스라엘군이 출입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구글맵 캡처
구글맵 캡처

결과적으로 가자 지구는 만성적인 식량 및 의료 물자 등 생필품 부족과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전기와 물조차 정상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 실업률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1년 6월에 발간된 유엔 보고서 ‘Gender and Wars in Gaza Untangled’에 따르면, 가자 지구 총인구 210만 명 중 71%에 해당하는 15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오직 10%에 해당하는 세대만이 안전한 마실 물을 이용할 수 있으며 전체인구의 53%가 빈곤선 아래에 놓여있다.

이처럼 가용 자원이 극도로 제한된 환경에서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는 더욱 열악하다. 가자 지구의 여성들은 다양한 언어적, 물리적 젠더 기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학업 외 요인으로 진학을 포기하거나 학교를 중퇴하게 되고, 결혼에 대한 압력을 받는 아동들도 있다.

가자 지구에서 폭격으로 파괴된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여성 / Women’s Affairs Centre-Gaza
가자 지구에서 폭격으로 파괴된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여성 / Women’s Affairs Centre-Gaza

특히 올해처럼 폭력적 분쟁이 이어지고 전염병까지 겹치는 극한의 위기 상황에서 여성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많은 임산부와 산모들은 적절한 의료 처치를 받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고, 영양상태가 결핍되어 있다. 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남편의 가족과 강제로 다시 결혼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이 위생 시설을 파괴하고 수자원 공급을 방해해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가자에서는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으로 여성 위생이 악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한 국경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 왔다.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에 반발해 국경 장벽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군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발포하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8월 21일 진행된 시위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진압 과정에서 쏜 총탄에 맞아 12살 소년이 사망했다. 9월 30일에는 가자 동부 국경 인근에서 새 사냥을 하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숨졌다.

가자 지구 여성들의 인권 침해를 기록 중인 사단법인 아디는 “올해 5월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지속적으로 가자 지구를 공습하며, 가자 지구 사람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전하며, “국제사회는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맞이하는 가자 지구를 위해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home 노성윤 기자 s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