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보현과 한소희의 '베드신' 동상이몽 (종합)
2021-10-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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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네임' 안보현 “뻔한 말이지만 초심 잃지 않으려” 신념도 밝혀
“한소희와 베드신? 위로이자 공감...”
'마이 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안보현이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안보현은 지난 25일 위키트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 네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다. 지난해 가을쯤 촬영을 시작, 올 상반기 촬영을 마쳤다. 긴 시간이 흐른 후 공개됐기에 안보현은 반응에 대해 긴장을 많이 했지만, 공개 직후 작품이 호응을 받았다.
'마이 네임'은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집계 기준, 공개 이틀 만인 16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TOP 10에서 4위, 22일에는 기준 3위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해 극중 마약수사대 에이스 전필도를 연기한 안보현은 "다소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3위는 기사를 통해 봤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믿기지 않는다. '오징어 게임' 열풍을 이어 받아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셔서 뿌듯하다."

평소 누아르 장르를 좋아한다고 밝힌 안보현은 '마이 네임'에서 멋있는 형사 역할에 약간의 멜로를 더해 다채로운 감정선을 연기했다. 이를 통해 배우로서 로망을 조금은 이룬 것 같다며 만족했다.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호평해주셨는데 '안보현 이것도 잘 어울리네?'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선한 이미지와 악한 이미지 등을 보여줬는데 이 댓글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뿌듯하고 감사했다."
안보현과 마약수사대 동료로 호흡을 맞춘 한소희는 어느덧 동네 동생 같기도 하고, 사촌동생 같기도 한 친한 친구가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여느 배우들과는 달랐다. 액션 스쿨에서 땀에 흠뻑 젖은 채 인사하게 됐다.
"다른 배우들은 대본 리딩이나 미팅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데 우리는 액션물이다 보니 연습하는 과정에서 첫 만남을 하게 됐다. 땀에 흠뻑 젖어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열정 넘치구나', '지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나도 본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 네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우의 복수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이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피 튀기는 액션신 속에서도 복수만 꿈꾸며 사는 지우를 위로하는 필도 모습과 함께 두 사람의 베드신도 등장한다.
앞서 위키트리와 먼저 인터뷰를 진행한 한소희는 베드신에 대해 "필도를 사랑한 건 아니었다. 지우가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는 신"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안보현은 "필도는 사랑이었다"라는 답을 내놨다.
"필도는 동생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한 번도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지우에게 하는 대사 중에 '소주 한잔할까?'라는 대사도 평소 해보지 못한 말이었던 것 같다. 항상 야망, 열정, 뭔가 해내야겠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동질감을 느끼는 지우를 만났다. 상처를 치료해 주고 같이 다치고 또 공조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베드신에 대해 "나도 처음이라 굉장히 긴장했다. 다행히 촬영 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있었고, 현장 분위기도 편해서 잘할 수 있었다"면서 "베드신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나뉘는 걸 보고 정말 다양한 시각으로 본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안보현의 시각에서 본 '마이 네임' 속 베드신은 위로이자 공감이었다. 복수만을 위해 살아온 지우의 삶이 조금은 따뜻해지는 장면이 바로 베드신이었다고.
"나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위로가 되는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우가 복수라는 것만 보고 괴물처럼 살았다면, 필도로 인해 사람이 돼가는, 따뜻함을 느끼는 장면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지난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한 안보현은 그간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녀의 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등 다수의 작품을 거쳐 대세 배우에 등극한 후 넷플릭스 '마이 네임'으로 인기 정점을 찍었다. 이에 따른 부담감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대세 배우'라는 수식어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대세 배우라는 부담감? 생각한 적 없다. 부담감을 느끼기에는... 내가 잘해서 작품이 잘된 게 아니다. 작품성이 높아 내가 한 번 더 주목받을 수 있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이다."

겸손함을 잃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안보현. 그런 그에게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신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름'보다는 '배역'으로 회자되길 바랐다.
"사실 나는 '안보현'이라 불리는 것보다 극중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좋다. 작품에 이입해서 캐릭터로 불리고 '그 캐릭터가 안보현이구나', 이렇게 이어지는 게 좋다. 작은 역할을 맡았을 때부터 느끼는 건데 감사함이 정말 크다. 뻔한 말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생각한다. 모든 분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기 위해 배우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