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정은을 부르는 호칭이 바뀌었다, 여러 이유로 좀 놀랍다

2021-10-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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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처음으로 수령으로 불러
아버지인 김정일도 못 쓴 호칭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처음으로 '수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 조선중앙TV 영상 캡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처음으로 '수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 조선중앙TV 영상 캡처

북한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수령’이란 호칭을 붙이기 시작했다. 수령은 아버지인 김정일(국방위원장)도 쓰지 못한 호칭이다. 오직 할아버지인 김일성(주석)에게만 붙었던 호칭이다.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문인 노동신문은 지난 22일자 논설에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했다. ‘혁명의 걸출한 수령이시며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또 한 분의 위대한 수령’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혁명의 위대한 수령으로’ 등의 문구가 논설에 삽입됐다.

수령이라는 타이틀은 김정일도 달지 못했다. 김정일은 생전엔 ‘장군님’으로 불렸고 죽고 나서야 ‘선대 수령’이란 호칭을 받았다. 오직 김일성만 사용할 수 있는 타이틀이었다. 북한이 김정은을 수령으로 부른다는 건 노골적으로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김정은이 선대와 차별화한 독자적 사상 체계를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당 회의장 배경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사라지고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한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도중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선대 시대가 완전히 지나가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가 열렸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주의’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잇는 노동당 지도 이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이 이처럼 ‘김정은주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내부 기강 확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중국과의 무역액이 지난해의 3분의 1로 줄고 물자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김정은 스스로 "건국 이래 준엄한 국면"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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