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과몰입한 안보현 “꼭 원작대로 가야 합니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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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웅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안보현이 인터뷰에서 전한 말
배우 안보현이 tvN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맡은 구웅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안보현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나 tvN 금토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인터뷰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후 연예계에서도 오랜만에 진행된 대면 인터뷰이자 안보현의 데뷔 후 첫 라운드 인터뷰(배우와 여러 매체 기자들이 함께 진행하는 인터뷰)였다.
"라운드 인터뷰를 처음 해봐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넷플릭스 '마이 네임' 비대면 인터뷰를 했을 때도 신기하고 반가웠는데, 직접 기자님들을 뵙고 하니까 실감이 납니다. 수다 떨듯이 사람이 반갑기도 하고, 비대면보다는 이질감이 없어서 좋은 것 같네요."
'유미의 세포들'은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김고은 분)의 이야기를 그린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를 그렸다. 극중 안보현은 매사에 무덤덤하지만 순정파인 남자 구웅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걱정과 부담감이 밀려왔지만, 안보현은 싱크로율 100%라는 호평을 얻으며 작품을 마쳤다. 그는 구웅으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 가발을 쓰고, 피부 태닝을 15번 이상 했다. 그 결과 평소 무뚝뚝하다는 동생에게서 칭찬을 들었다고.
"동생이랑 서로 무뚝뚝한 편이에요. 어머니랑 동생이랑 셋이 같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처음에는 표현도 안 하고 본방사수만 한다고 하더니 에피소드적으로 슬프거나 웃길 때는 자기가 알던 오빠 모습이 아니니까 '이게 되네? 배우는 배우인가 보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오빠로 안 보이고 구웅으로 보여서 좋다'고 해줘서 뿌듯함이 있었어요."
그간 카리스마 넘치고 강한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해온 안보현에게 일상을 그린 드라마는 '힐링'이었다. 그는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생활의 소소한 부분에서 힐링을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인 만큼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 일상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사실 되게 어려웠어요. 직업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지극히 평범함을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악역이 편하고 선한 역이 편하고 그런 건 없지만, 원작이 너무 강력하다 보니까 웅이와 나의 삶은 비슷하면서도 반대인 것 같아서 표현하기가 어려웠죠. 또 웅이의 답답함, 순박함을 시청자분들이 못 받아들이실까 봐 고민했어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안보현은 먼저 김고은에 대해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건 웬만한 건 다 봤다. 얼굴을 마주친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인데 지금은 김고은이 아니라 유미가 되어있는 느낌이 강하다. 연기력도 어마어마하고 나도 매료될 정도였다. 그런 걸 보면서 '나도 빨리 구웅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서새이 역을 맡아 여사친으로 활약한 박지현에 대해서는 "그 친구 오래 살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너무 얄밉지만 싫지 않은, 거리 두기도 뭐한 관계를 잘 표현해 줬다. 박지현이 아니라 서새이로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구웅과 서새이 관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실제로는 이해가 잘 안됐어요. 내 지인이라면 '선을 그어야 하지 않나. 어장관리에 놀아난 너의 문제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면 안 돼요. 근데 새이에게는 '결혼을 하게 된다면 상대는 구웅일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있었으니까. 시청자 모드로 보면 '마냥 어장 관리는 아니었구나' 싶어요."

'유미의 세포들' 시즌 1은 유미-구웅 커플의 이별로 끝이 났다. 이와 함께 안보현의 다음 시즌 출연 여부는 다소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안보현은 "꼭 원작을 따라가야 하냐"라며 귀여운 투정을 했다.
"감독님한테 장난을 많이 쳐요. 웅이가 원작에 비해 미화된 것도 있지만, 마지막 남자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웃음) 꼭 원작을 따라가야 합니까? 전 웅이에 진심이에요. 촬영장에서도 진영이랑 진짜 친한데 서로 웅이파, 바비파 하면서 장난을 쳐요. 웅이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웅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한 여자만 바라보고 아무리 답답해도 말하면서 풀면 되는 건데.. 웅이랑 잘 됐으면 좋겠어요."
평소 걱정이 많다고 밝힌 안보현은 "매번 잘하고 있는 건가 의심도 하고 나한테 당근을 잘 못 준다. 채찍질도 많이 하고 누가 칭찬을 해줘도 '이게 맞는 건가?' 고민하는 지점도 많다"고 말했다. 그런 안보현을 끊임없이 달리게 하는 원동력은 '가족'이었다.
"구웅과 달리 저는 제가 1순위가 아니라 가족이 1순위예요. 가족에게 뭘 해줘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고, 뭔지는 모르겠는데 고향에 계신 엄마, 동생, 할머니가 1순위고 그 뒤에 제가 있어요."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틋함을 표현한 그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속 사정을 털어놨다. 풍요롭진 않아도 단란하게 살았던 가족들이 IMF가 터진 후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아버지까지 돌아가신 것이다.
"그때에 대한 향수가 좀 있나 봐요. '내가 잘 돼서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는 강박이 있었어요.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극단적으로 내 안에서 선택했어요. 부모님께서도 안된다고 하진 않으시고, 걱정만 하셨어요. 지금도 뿌듯하거나 고맙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셔서 그걸 없애려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