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는 약과… 훨씬 심각한 사태가 닥칠 수 있습니다 (feat. 4000개)

2021-11-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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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 품목만 1900개 육박
자체 수급력 부재 심각성 고조

한국이 요소수를 포함해 다른 국가에 8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이 약 4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자체 수급력 부재에 대한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

1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 산적된 컨테이너 화물. /뉴스1
1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 산적된 컨테이너 화물. /뉴스1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월 기준 한국 수입품목 1만2586개 가운데 특정국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3941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중국 수입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1850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심각한 품목은 자동차 차체와 시트 프레임, 항공기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마그네슘 잉곳이다. 한국은 이를 전량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그네슘은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85%를 차지하고 있어 대체국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만약 요소수처럼 마그네슘 수입이 막힐 경우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등 한국 주요 수출품의 생산 라인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마그네슘 부족 이슈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절망하고 있는 회사원. /셔터스톡
절망하고 있는 회사원. /셔터스톡

중국이 자국 전력난과 탄소배출 규제 등을 이유로 마그네슘 등 주요 원자재 생산을 줄이면서 올해 7월 중순 1톤당 1만9000위안(약 352만원)이던 마그네슘 가격은 9월 기준 7만위안(약 1297만원)까지 치솟았다.

알루미늄 가격도 중국 정부의 생산 통제로 지난달 기준 1톤당 3000달러(약 356만원)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실리콘 원료인 메탈실리콘 가격은 8월 초 1만7000위안(약 315만원)에서 지난달 6만1000위안(약 1130만원)까지 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와 고강도 철강 생산에 쓰이는 산화텅스텐의 94.7%, 2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의 83.5%, 전자제품 소형화·경량화에 필요한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86.2%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외에 미국과 일본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도 많았다.

운송, 난방, 발전에 사용되는 LPG 연료는 미국 수입 의존도가 93% 이상을 차지했다. 프로판과 부탄도 각각 93.4%, 93.3%였다.

2019년 일본과의 수출 규제 사태로 문제가 된 반도체 핵심 품목의 의존도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지만, 일부 품목은 여전히 높다. 품목별로 포토레지스트는 81.2%,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93.1%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과거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해온 품목이 아닌 범용 수입 품목을 대상으로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지금은 가용 인력 대부분이 요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후 (범용 수입품 공급망 조사에 대한)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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