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도 정말 훈훈하게 마무리돼 사람들 놀라게 한 '택배 도난 사건'
2021-11-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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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늦는다며 본인 물품을 택배 차에서 가져간 사람
경찰이 연락하자 택배기사에 사과하며 하루 택배 일 도와

주문한 물건의 배송이 늦어진다며 택배 기사의 허락 없이 택배 차량을 뒤져 본인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했다는 훈훈한 사연이 공개됐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택배 도난 신고 후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택배 기사인 글 작성자 A씨는 앞서 6일 "마지막 배송 구역에 사시는 분(이하 B씨)이 차량 가장 안쪽에 위치한 본인의 택배 물품을 빼달라고 전화가 와서 불가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내가) 첫 배송 구역에 물품을 배송하던 때에 (B씨가 차량 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택배 물품을 말도 없이 가져가면서 다른 택배 물품들을 다 뒤죽박죽 섞어버렸다"며 "도저히 용서가 안 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행위는 택배 차량 안 물품들을 뒤죽박죽 섞어버렸으므로 업무방해죄에 해당되는 동시에 닫혀 있는 택배 차량에서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물건을 가져가는 행위이므로 특수절도죄도 성립된다.

이후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끼리 캠핑을 가려고 미리 주문한 물품이 5일이나 배송 지연돼서 마음이 급해서 그런 짓을 했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는 "너무 죄송하다. 내가 휴가를 내서라도 (A씨의 배송 일을) 돕고싶다"고 말했지만 A씨는 B씨의 사과 전화 한 통에 마음이 누그러져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택배 도난 신고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A씨는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B씨가 오늘(10일) 오전 7시 택배 사업소로 방문해 하루 종일 택배 일을 도와주고 갔다"며 "B씨가 거듭 본인의 잘못을 사과했고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나름 해피엔딩", "굉장히 낯설지만 훈훈한 결말", "경찰로부터 연락와서 그런 듯", "저 정도면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