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부 일반인 알몸·성생활이 적나라하게… 전국 아파트 수백곳 CCTV 털렸다

2021-11-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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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제주까지 전국 아파트 영상 유출돼
추적 막기 위해 다크웹과 암호화폐로 거래

최근 다크웹(IP 추적이 안 되는 웹)을 통해 국내 수많은 가구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에 팔리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해커가 국내 대부분의 아파트 CCTV 네트워크를 해킹·녹화한 후 이를 음지에서 유통·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이하 셔터스톡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이하 셔터스톡

IT조선은 최근 한 해외 해킹포럼을 통해 한국 아파트 내부 생활상을 담은 영상이 불법유통 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 한 해커와 접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15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IT조선 취재진이 사생활 영상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웹사이트에 접속해 만난 한 해커는 '대한민국 아파트 대부분을 해킹해 스마트홈 기기에서 영상을 추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의 일반 가정집 풍경은 물론 남녀의 알몸사진, 심지어 성관계를 가지는 모습 등 자극적인 이미지가 노출된 수십개의 섬네일을 증거로 올리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크게 찍힌 섬네일의 경우 당사자가 누구인지 식별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적나라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해커는 취재진에게 한 가구의 하루 영상 가격으로 0.1비트코인을 제시했다. 이는 한화로 800만원 정도 한다. 해커는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커는 신형 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 영상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구만 해킹하면 네트워크가 연결된 다른 가구의 CCTV 영상까지 모두 접근할 수 있었던 것.

해커는 '진짜 한국 아파트 단지를 다 해킹했냐'고 묻는 취재진의 말에 영상 확보 리스트를 보냈다. 여기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수백개의 아파트 단지 이름이 포함됐다.

월패드(홈 네트워크 제어 단말기) 해킹을 막으려면 세대 간 망 분리 등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월패드 망 분리안이 담긴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개정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월패드 업계는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발, 4년째 공전 중에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