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흉기 난동’ 때 현장 지휘한 책임자가 경찰내부망에 올린 글 놓고 파장

2021-11-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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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책임자 "범인 검거에 지장 줄까봐 현장서 여경 배제"
"저로서는 국민 생명도 중요하거니와 우리 직원 생명도 매우 중요"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을 담은 영상 / '찐또102' 유튜브 영상 캡처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을 담은 영상 / '찐또102' 유튜브 영상 캡처
경기 양평군에서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경찰 책임자가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이 유출됐됐다. 글에서 그는 사건 당시 자기가 여경을 현장에서 배제했다면서 국민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해당 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남부청 양평서 양근지구대’ 소속으로 자신을 ‘조선족 흉기난동 사건 시 현장을 책임지고 지휘한 팀장’으로 소개한 글쓴이가 22일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은 블라인드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급속하게 퍼졌다.

글쓴이는 “겪지 않은 사람들은 남의 일이니 쉽게 말하고 흔히들 ‘이래서 국민 생명을 믿고서 맡길 수 있느냐’며 성토하고 비난하다”라면서 “하지만 남경은 남경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단점이 있고 여경은 여경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단점이 있다.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지구대 여경은 매체에서 비난하는 것처럼 비겁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현장을 지휘한 책임자로서 우리 지구대 여경은 참 대응을 잘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글쓴이는 일부 매체가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여경이 도망치며 소리를 질렀다고 보도한 데 대해선 “출동했던 여경의 목소리를 알고나 그러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내기 여경이 이번 일을 겪고서 비난의 고통으로 마음에 큰 성처를 입었다. 한 여성의 장래와 희망을 꺾었다. 우리 동료들만큼이라도 격려해주고 위로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 출동했던 그 여경은 범인 검거에 지장이 될까봐 제가 검거 현장에서 배제한 것”이라며 “저로서는 국민 생명도 중요하거니와 우리 직원들의 생명도 매우 중요하다. 적시적소에 근무자들을 투입해 무탈하게 현장을 잘 마무리했다. 동료들만큼이라도 동요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글쓴이가 올린 글을 읽은 경찰들은 인트라넷에서 “절대로 그 여직원이 언론에서 악의적으로 보도하는대로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인트라넷에서조차 글쓴이와 여경을 비호하는 글에 ‘비공감’을 던진 경찰도 있었다.

일부 경찰은 블라인드에서 “도망이 대응을 잘한 거야? 팀장을 여경을 현장에서 배제했단다. 말 없는 비공이 많아 그나마 조직의 희망을 가져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글쓴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경찰 책임자가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 블라인드를 통해 유출됐다.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경찰 책임자가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 블라인드를 통해 유출됐다.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경찰 책임자가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 대한 한 현직 경찰의 반응.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있었던 경찰 책임자가 경찰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 대한 한 현직 경찰의 반응.

유튜브, JTBC News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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