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청춘의 기쁨과 슬픔 (인터뷰)
2021-11-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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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1집 '영원한 사랑'으로 돌아온 자우림
'스테이 위드 미'로 오늘과 다를 내일에 불안해하는 마음 노래
"자우림 음악의 주인공은 언제나 '어떤 청년'이었던 것 같아요. 1997년부터 지금까지 쭉 같은 사람이죠.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연령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단지 청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뿐이죠."
새 앨범 '영원한 사랑' 발매를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는 이렇게 말했다. 이 '어떤 청년'의 존재가 자우림과 김윤아 음악의 가장 큰 차이라면서.

자우림은 벌써 내년이면 데뷔 25주년이다. 무려 한 아이가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하기까지의 시간이다. 그 오랜 기간 활동하며 수많은 것들을 이루고 얻었을 텐데도 여전히 그들의 음악이 지독한 젊음을 노래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싶었다.
글쎄, 아마 청춘이란 현실에 안주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린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를 알 수 없어 불안하고 두렵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별을 동경하는. 꿈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고, 그러다가도 때로 싱그러운 젊음의 축복을 만끽하기도 하는 그런 시기. 자우림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그렇게 도무지 한마디로는 정의할 수 없는 청춘의 페이지들을 빼곡하게 그려왔던 것이다.
"자우림의 마음속에 있는 청년은 가슴에 갈등과 갈증을 가진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자우림이라는 숲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 이 세계에서 우리와 같이 호흡하고 있죠. 그 안에서 변하기도 하고, 때론 머물러 있기도 했어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고 있기 때문에 1997년에 청년이었던 사람도, 2021년에 청년인 사람도 '이건 내 이야기'라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도 세상을 같이 살면서 사는 이야기를 해나가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역시 그렇다. "내일은 너무 멀어 지금 바로 여기 있어 줘 / 내일의 나보다 더 오늘의 내가 외로우니까"라며 불안한 감정을 토로하는 '스테이 위드 미'는 여전히 기대했던 만큼 자우림스럽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상적인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시기가 이어져 온 지금 "어떤 약속 어떤 말도 널 데려와 주지 않아"라는 일견 절박함이 느껴지는 구절은 더욱 마음속을 파고든다.
자우림 멤버들에 따르면 사실 '스테이 위드 미'는 이번 앨범에 수록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곡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타이틀 곡으로 결정됐다. 특히 모니터링에 참여한 젊은 연령층에서 "당연히 이 노래가 타이틀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고. 이선규는 "사실 인터뷰 하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스테이 위드 미'를 타이틀 곡으로 하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그런데 나와 동갑인 어떤 음악 하는 분(유희열)이 '이건 무조건 된다'고 하더라. 그제야 ''스테이 위드 미'를 타이틀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김윤아는 11집을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 "혹시 연인과 헤어지고 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기분이 느껴진다면 그 감정이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어떨 때는 거짓으로만 위로되는 외로움부터 모래 사장에서 돌을 찾다 밤이 닥치고 해일이 밀려오는 것도 모르던 날들, 유한하기에 번뇌가 많은 인간의 삶에 의미와 사랑을 부여해주는 존재들을 향한 감사가 자우림의 11집 '영원한 사랑'에 빼곡하게 담겨 있다.

여전히 자우림의 노래를 들었던 어린 날을 기억한다. '일탈'을 들으며 학교 복도며 옥상을 뛰어다니고 '팬이야'를 들으며 고단한 하굣길을 위로했던 그때 말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따금 자우림의 노래를 듣는다. 왠지 듣고 있으면 돌아갈 수 없는 어떤 때가 호명되는 것 같아 명치께가 시큰해지지만 때론 그런 감정이 절실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자우림은 앨범 소개에서 "20여 년 전의 자우림의 목소리를 오늘도 찾아 듣는 이가 있어 행복하고 오늘 부르는 자우림을 20년 후에 누군가 찾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마찬가지로 자우림의 음악이 20년 전에 느꼈던 그때의 감정을 품고 있어 행복하고 지금 듣는 노래로 훗날 20년 전의 현재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기에 행복하다.
"SNS를 많이 하는 편인데요, 보다 보면 그 분들의 이야기가 그냥 다 제 이야기 같아요. 2021년의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 저와 이선규, 김진만의 마음에 와닿은 얘기들이 노래가 됐어요. 그렇게 11집이 완성됐죠. 만들어서 우리끼리만 방에서 듣는 음악이 아니라 세상에 내놓는 음악이기에 책임감을 항상 느낍니다. 듣는 여러분의 마음이 어떠실지는 헤아려가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