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류호정이 디시인사이드에 올렸다가 '비추' 4만개 받은 글

2021-12-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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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초 커뮤니티 직접 찾아간 이유
류호정 의원 “XX 같은 법 아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n번방 방지법'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 나갔다가 역풍을 맞았다.

류 의원은 지난 14일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에 '안녕하세요, 정의당 류호정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

그는 자신의 얼굴과 아이피 주소가 적힌 명함이 나오게 찍은 인증샷을 올리며 "국회에서 일하고 있는 류호정이라고 합니다. 정의당 소속이고, 정치하는 사람입니다. 저를 잘 모르실 겁니다. 혹시 아시는 분들은 싫어서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처음으로 인사드려요. 반갑습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n번방 방지법'이 불편한 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XX 같은 법이라고 하는 게시물도 몇 개 봤습니다. 이 법이 n번방을 완전히 막지 못한다는 건 저도 압니다. 그렇지만 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은 꼭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입니다. 꼭 설명해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왔습니다. 많이 읽고 퍼 날라 주세요. 욕하셔도 좋습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이 법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고 접속을 차단하는 등 조처 의무를 부여하는 법입니다. 불법 촬영물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죠. 시행 첫날인 10일, 네이버와 카카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가 '필터링'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불법 촬영물이라고 확인된 영상의 '코드'를 공개된 채팅방, 게시판에 올라온 코드와 비교해 걸러내는 겁니다. 예전부터 웹하드에서 하는 걸 확대 적용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적 대화방은 적용 대상도 아닙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당시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은 n번방 방지법에 앞장서겠다고 했고 제가 있던 정의당도 그랬습니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일치단결된 각오 아래, 충돌하는 여러 법익 사이에서 고민하고 조율하여 만들어진 법입니다. 우리 헌법이 기본권을 잘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겨우 이 정도 법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것도 불편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XX 같은 법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최소한의 안전망일 수 있습니다. 또 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며 글을 마쳤다.

류 의원의 설득에도 해당 커뮤니티 누리꾼 대부분은 'n번방 방지법'이 과도한 검열이라는 견해를 고수했다. 그들은 "어설픈 기술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 "통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이건 전체주의적 발상 아닌가?", "n번방은 텔레그램에서 일어났는데 왜 카톡에 법을 적용하나" 등 댓글을 달았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에 'n번방 방지법' 관련해 올린 글에 대한 유저 반응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디시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에 'n번방 방지법' 관련해 올린 글에 대한 유저 반응

이 글은 14일 오후 기준 '좋아요'에 해당하는 '개념' 약 1500개와 '싫어요'에 해당하는 '비추' 약 4만 개를 받으며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앞서 지난 10일부터 카카오톡, 네이버를 포함한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가 시행됐다. 이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연 매출 10억 원 이상 혹은 하루평균 이용자 10만 명 이상 인터넷 사업자에게 이용자가 동영상이나 움직이는 이미지(움짤) 등을 게재하려고 하면 사전에 정부가 개발한 필터링 기술을 적용해 불법 촬영물 유통 여부를 확인한 뒤 전송을 허용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

home 한주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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