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 '설강화' 민주화 운동 폄하 논란에 별안간 끼어든 '외국인'

2021-12-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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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화 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설강화'
반박 청원 올린 '설강화' 팬덤… 외국인들 동의 잇따라

최근 민주화 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반대에 대한 반박 청원이 누리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메인 포스터 / 이하 JTBC '설강화'
메인 포스터 / 이하 JTBC '설강화'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 설강화 진실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설강화는 중국 자본을 받은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설강화' 논란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청원자는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극 중 등장하는 시위대가 부르고 있었기에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이며 "안기부의 악행도 충분히 드러내고 있으니 역사 왜곡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설강화는 87년도 겨울 대선정국이 주요 배경이며 군부정권과 안기부 등이 북한 독재 정권과 힘을 합쳐 음모를 벌이는 '가상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해당 청원은 21일 오전 8시 기준 청원 동의인이 3500명이 넘었다.

그러나 청원 동의 댓글 대부분이 한국 사이트 '네이버'가 아닌 페이스북, 트위터 아이디로 달려 있으며 "I agree"와 같은 영어 댓글인 게 눈에 띈다. 실제 블랙핑크의 외국 팬덤은 트위터를 통해 해당 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동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밝혀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파문이 일었다. 이 드라마에는 외국 팬이 많은 블랙핑크 지수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외국인들로 추측되는 동의 댓글들 / 청와대 국민청원
외국인들로 추측되는 동의 댓글들 / 청와대 국민청원

이를 본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이용자들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 청원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웃기다", "한국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코미디가 따로 없네. 외국인들이 무슨 권리로?", "남의 나라 청원에서 무슨 짓이야"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앞서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한국 민주주의의 기틀이 되어준 80~90년대 민주화 운동을 왜곡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민주화 운동이 한참 일어나던 당시 안기부가 운동권 학생들을 북한 간첩으로 몰아 고문을 자행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故) 박종철 열사의 사망도 안기부가 그를 간첩으로 몰고 가 갖은 고문을 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공식 발표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JTBC '설강화'
JTBC '설강화'

하지만 '설강화'에서는 실제로 간첩인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해해 여자 주인공이 구해주면서 로맨스가 시작된다는 내용이 담겨 문제가 됐다. 또 억울한 운동권 학생들을 고문해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던 안기부가 코믹한 모습으로 연출돼 미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국민들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으로 분노를 드러냈다. 해당 청원은 21일 오전 8시 기준 30만 명이 동의한 상태다.

home 이설희 기자 seolhee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