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위문편지에 ‘콘돔’ 동봉한 여고생... 사태가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2022-01-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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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편지에 넣으면서 모두 낄낄 웃어”
위문편지 쓰기 싫어 군인 조소한 여고생들
최근 서울 양천구 진명여고 재학생들이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위문편지를 보낸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편지에 콘돔을 동봉해 발송했다는 졸업생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억측만 무성할 뿐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은 해당 여고생 신상을 터는 마녀사냥에서 젠더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12일 국내야구 갤러리,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명여고 여사친이 콘돔 사건 알려줬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해당 여고 졸업생인 여사친(여자사람친구)과 나눈 카톡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여사친은 1학년 때 자신을 포함한 학우들이 성교육 시간에 받은 콘돔을 위문편지에 같이 넣어 보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가 "군인들이 보낸것 아니냐"고 묻자 여사친은 "(그런 행동을 하고) 모두 낄낄대며 웃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졸업생은 다 아는 사실이다"고 확인했다.
글쓴이는 "그냥 군인들 성희롱할 생각밖에 없었네"라며 "진짜 소름 끼친다"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나 카톡 내용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위 여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디시인사이드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 복무 중 받은 위문편지'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친구가 받은 위문편지라며 사진을 게재했다.
노트를 대충 찢은 듯한 편지지에 진명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학생은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썼다.
이어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짜증을 표출했다.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라고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 이 여고생은 "그러니까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덧붙였다.
편지를 받은 군인은 "대부분 다 예쁜 편지지에 좋은 말 받았는데 친구가 혼자 저런 편지 받아서 의욕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하다고 한다"며 "차라리 쓰지 말지 너무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달 30일 진명여고 재학생들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학교에서 작성한 위문편지 중 일부가 새해 초 논란으로 촉발된 사건이다.
온라인상 공개된 또 다른 위문편지에는 "아름다운 계절이니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께 죄송하지만,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해당 편지가 온라인상에 확산되자 진명여고의 다른 학생이 당시 상황을 해명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위문편지에 반발이 심했는데 학교에서 가이드 주며 시켰다. 애들이 반발한다고 단체로 저런 편지를 쓴 것"이라고 했다. 또 위문편지 작성이 봉사 시간에 영향을 미쳐 학생별로 두 장씩 억지로 썼다고 주장했다.
진명여고는 1962년부터 비룡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그래서인지 네티즌들은 이 위문편지를 받은 부대를 25사단 비룡부대로 추측하고 있다.
진명여고는 12일 홈페이지에 "최근 본교의 위문편지 쓰기 행사와 관련해 물의가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