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 좋아요, 아빠? 왜요? 왜요??” 코로나로 사망한 아빠와의 '마지막 통화'

2022-02-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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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됐다가 홀로 바닥에 쓰러져 돌아가신 아빠
확진자 급증 속 적절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사태로 격리 중 갑자기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나고 있다.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이하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이하 뉴스1

JTBC 뉴스룸이 지난 6일 보도한 사연이 충격적이다. 부산에 사는 53살 이 모 씨는 직장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해 지난달 25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당뇨,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 중이었지만 입소 당시엔 별다른 이상 증세가 없었다. 하지만 4일 후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안색도 급격히 나빠졌다.

이 씨 가족은 의료진에게 병원 치료와 건강 체크를 당부했다. 공개된 통화 내용은 이렇다. 전화를 받은 간호사의 목소리엔 짜증이 가득했고, 양측 모두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

간호사 : 전화하는 건 좀 삼가주세요. 이분이 정신적으로 지능이 부족하신 것도 아니고...

이 씨 아내 : 만일의 사태가 있는데 저 사람(이 씨) 아파도 아프다고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라 걱정돼서 전화했어요. 좀 봐달라고.

간호사 : 봐드린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자꾸 연락을 계속 주시는 건.

이 씨 아내 : 저희가 한 번밖에 안 했는데요.

(생략)

이 씨 아내 : 만약에 잘못돼서 죽으면 선생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간호사 : 저희가 책임지죠.

이 씨 아내 :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간호사 : 저희가 민사 쪽으로도 형법 쪽으로도 책임을 지겠죠.

결국 지난달 30일 한 통화가 이 씨와 가족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이 씨 목소리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이 씨 아들 : 몸 안 좋아요, 아빠?

이 씨 : 죽겠다.

이 씨 아들 : 왜요? 왜요?

이 씨 : 컨디션이 안 좋다...

이 씨는 입소 8일 만이자 설 명절이었던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를 최초 발견한 구급 대원에 따르면 그는 바닥에 쓰러진 채 이미 사후 강직이 진행된 상태였다. 이런데도 의료진은 사망 시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산시는 "사망 당일 일지엔 특별한 사항은 없었던 걸로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 씨 아내는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범죄자도 아닌데"라며 가슴을 쳤다. 이 씨 가족과 통화했던 간호사는 "유족이 상관없는 나를 결부시켜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JTBC News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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