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버르장머리 고치겠다”던 윤 당선인,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내놓은 반응이 어째…

2022-03-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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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전 독설과 비교해 수위조절
당선인 측 인사들도 신중에 신중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사흘 전 경기 의정부시에서 유세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며 독설을 쏟은 바 있다.

당시 유세에서 윤 당선인은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을 한 데 대해 “이북에서 미사일을 9번 쏘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도발이란 말을 한 번도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불안하면 현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는 계산으로 김정은이가 저렇게 (미사일을) 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게 정부를 맡겨주시면 (김 국무위원장의) 저런 버르장머리도 정신이 확 들게 하겠다”면서 강경 발언을 내놨다.

북한은 지난 24일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단 점에서 최근 미사일 사태와 차원이 다른 도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윤 당선인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놨을까. 그는 25일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시점인 어제,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해왔습니다.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춰 자유와 평화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한 분, 한 분의 용사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국가가 힘이 되겠습니다.”

엄중하게 경고한다고는 했지만 과거 발언에 비해 수위가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윤 당선인의 입장 표명 수위는 현 정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북한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놨다. 정부는 "오늘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우리 국민들의 여망, 국제사회의 요구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유관국들의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했다. 문구만 놓고 보면 윤 당선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보다 오히려 더 수위가 세다.

공식 입장문이 아니라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라는 점에서도 윤 당선인이 북한에 대한 입장 표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단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윤 당선인 측도 북한에 대한 입장 표명에 신중하고 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ICBM에 대한 질문을 받고선 "안보 문제는 현직 대통령이 원보이스 메시지를 내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현재 대통령과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안보 문제에 대해 다른 메시지가 나가면 도움이 안 된다"란 발언을 내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안보에는 원보이스"라며 "군 최고 통수권자(문 대통령)의 지휘가 명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반 보 뒤에 서 있는 것이 관례이자 저희의 도리"라고 말했다.

당선인과 당선인 측에서 흘러나오는 발언을 종합하면, 김 국무위원장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윤 당선인의 다소 과격한 언사는 이른 바 ‘선거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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