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가라고 막았다” 인천 인현동 화재 사건, 청소년 56명 사망 (영상)
2022-04-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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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재조명…청소년 56명이 사망한 이유는?
호프집 사장 정 씨, 화재 참사 5일 만에 자수…경찰 등에 뇌물 먹여
청소년 56명이 숨진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를 돌아봤다.
인천 인현동은 1999년 PC방과 노래방, 오락실, 콜라텍 등이 있는 청소년들의 핫플레이스였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수연이(가명)는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날 절친 진선이(가명)를 만나 신분증 검사를 안 하는 호프집 라이브에 갔다. 수연이가 잠깐 근처 지하상가에 친구를 만나러 간 사이 건물에 불이 났다.
바로 119 신고 전화가 접수됐고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불길은 건물 전체로 번지지 않았고 1층은 텅 비었다. 계단을 타고 2층 호프집으로 올라가자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문을 열자 시커먼 유독가스가 덮쳐오며 한 치 앞이 안 보였다. 가스가 빠지고 보니 안에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
이 화재로 진선이를 포함해 57명이 숨졌다.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로 인명피해가 컸던 화재 사건이다. 사망자는 1명 빼고 모두 중고등학생이었다. 2층 호프집은 창문도 컸고 뛰어내릴 수도 있을 법한 높이였지만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나오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일까. 처음 불은 지하 노래방에서 났다. 노래방 사장 34살 정 씨는 별명이 인현동 청년 재벌이었다. 운영하는 업소만 8개에 달했다. 2층 라이브 호프집 사장이기도 했다. 라이브 호프집은 입소문이 나서 청소년 전용 술집이 됐다. 사고가 난 날에도 120명이 있었다.
당시 2층 호프집에 있던 청소년들은 화재를 알고 출입문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지배인은 돈을 내고 가라며 막았다. 그런 가운데 펑 소리가 나면서 시커먼 연기가 밀고 들어왔다. 이미 계단은 불길이 맹렬했고 창문은 안쪽이 막혀 있었다. 지배인은 주방 환풍기를 떼어내고 혼자 탈출했다.
전등이 모두 나간 후 아이들이 비상구 불빛을 따라 겨우 찾아간 곳은 화장실이었다. 좁은 화장실에서 아이들 수십 명이 포개져서 숨진 이유이기도 하다. 사장 정 씨는 사고 직후 잠적했다. 집으로 찾아갔더니 정 씨가 아닌 경찰이 공짜로 살고 있었다. 정 씨는 5일 만에 자수했다.
이외에도 충격적인 사실이 더 있었다. 정 씨의 업소 8개 모두 무허가 영업 중이었고 정 씨는 경찰과 공무원 40명에게 뇌물을 먹여왔다. 화재 발생 일주일 전 무허가 영업이 들켜 폐쇄 명령을 받고도 계속 영업 중인 상태였다. 정 씨는 징역 5년, 혼자 도망친 지배인은 징역 3년 6개월, 뇌물 받은 경찰과 공무원 중에는 실형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