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단순 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검사, '검수완박' 반대
2022-04-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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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 경찰 수사 최초 지휘한 안미현 검사
15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사죄문 게재
3년 전 가평 계곡서 벌어진 윤 모 씨의 사망을 단순 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미현 검사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저는 계곡 살인사건 관련해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 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저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부끄럽지만 이 사건이 보도됐을 때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에 비춰 당시 의정부지검에서 영장전담 검사였던 내가 변사사건을 지휘했겠구나 짐작을 했으나 어렴풋이 성인 남성이 아내, 지인과 함께 계곡을 갔다가 다이빙을 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던 정도만 기억이 날 뿐이었다"며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또 그는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저는 기록만 받아보다 보니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돼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검사로 하여금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했을 때, 검사가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수사권조정 이후에는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맞서야 하는 것은 악랄한 범죄이지 서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미현 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글 전문이다.
저는 계곡 살인사건 관련하여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 종결할 것을 지휘하였습니다.
저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습니다.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부끄럽지만 이 사건이 언론 보도되었을 때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에 비추어 당시 의정부지검에서 영장전담 검사였던 제가 변사사건을 지휘했겠구나 짐작을 하였으나, 어렴풋이 성인 남성이 아내, 지인과 함께 계곡을 갔다가 다이빙을 하여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던 정도만 기억이 날 뿐이었습니다.
피해자분의 성함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입니다.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저는 그 기록만 받다 보니(변사사건 단계라 검찰이 사건에 송치되기 전이어서 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되어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래 기사는 해당 사건을 검사로부터 일체 수사지휘 받았음에도 단순 종결 하였고, 세간에 경찰이 무능해서 변사로 종결했다고 하지만, 당시 수사 종결권은 검사가 쥐고 있었으니 위 사건은 검수완박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입니다.
저는 위 사건에 대한 경찰의 내사 종결 의견에 대해 그대로 처리하도록 한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이 말씀만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검사로 하여금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하였을 때, 검사가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수사권조정 이후에는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 봅니다.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고, 경찰만이 아니라 검찰도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억울한 피해자분의 죽음을 말도 안 되는 '국가수사권 증발' 논의에 언급하게 되어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이은해, 조현수가 검거되길 기도하겠습니다.
[경찰과 검찰 모두, 악랄한 범죄자를 잡고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경찰과 검찰이 맞서야 하는 것은 악랄한 범죄이지 서로가 아닙니다.]
#국가수사권증발
#검찰도실체관계를직접확인할수있어야합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청법에서 이른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및 대형참사)'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을 삭제한 것이 핵심이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소재의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남편 윤 모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2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은해와 조현수를 공개수배했다. 공개수사로 전환 이후 17일 만인 16일 두 사람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