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마 제목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과학자들 사이에서 난리났다

2022-04-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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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교수,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오류 지적
정확히는 '너에게 가는 속력 493km/h'라고 써야

과학자들이 한 드라마 제목을 보고 탄식했다.

KBS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포스터
KBS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포스터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상에나, 이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동안 km를 km/h로 표기해야 한다는 걸 제대로 지적한 사람이 없었거나 무시되어 결국 이런 제목이 세상에 나왔다는 게 오히려 신기하다. (속도가 아니라 속력이라고 써야 한다는 건 백번 양보한다 쳐도)"라며 KBS 새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포스터를 게재했다.

그는 "문과 출신을 위한 '시적 허용'으로 이해해주자는 의견도, 시속인지 초속인지 과학적 '열린 결말'이라는 의견도 주셨지만 ㅎㅎ, 전 접수가 안 되네요 ㅠㅠ"라고 덧붙였다.

정재승 교수 인스타그램
정재승 교수 인스타그램

제목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에서 숫자 '493'은 배드민턴 스매시 비공식 세계 신기록 493km/h를 뜻한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배드민턴 실업팀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로맨스 장르다. 조웅 감독은 제작 발표회에서 "'(사랑에 빠졌을 때) 너에게 가는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라고 밝혔다.

감독의 의도는 로맨틱했으나 사실 이 제목은 과학적으로 틀린 말이다. '너에게 가는 속력 493km/h'라고 써야 한다. 물체의 빠르기는 이동한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속력(speed)이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속도(velocity)는 속력과 비슷하지만 이동한 방향을 함께 나타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드라마 제목은 과학자들의 열띤 토론을 끌어냈다. 김상욱 경희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리학자가 보기에 새 드라마 제목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다음과 비슷하다'라면서 "최근 정치계 최대 이슈 검수완바(검수완박), '유 퀴즈 온 더 블럭' 진행자 유재서(유재석), 대한민국 최고 지식 예능 알쓸신자(알쓸범잡)"라며 문과생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유머러스한 예시를 보여줬다.

KBS2 수목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지난 20일 첫 방송했으며 매주 수, 목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home 한주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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