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누나가 찍어준 사진 덕분에 인생역전에 성공한 한국 톱배우 (사진)

2022-09-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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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아무나 하냐” 부모 타박
무명 원빈이 직접 쓴 고백서 화제

<옷장을 뒤져 몇 벌 되지도 않는 옷들 가운데 가장 폼나는 옷을 입고 막내 누나와 함께 집 앞 공터로 나갔다. 미용사로 일해 아무래도 미적 감각이 우리 남매 중 가장 뛰어난 막내 누나는 빨간 벽돌 담장을 배경으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그날만큼은 무슨 모델이라도 되는 양 열심히 그리고 멋있게 포즈를 취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무모한 발상인가. 남들은 수백만원씩 들여 스튜디오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을 방송국에 제출하는 마당에 손바닥만 한 싸구려 카메라로, 그것도 담장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원서에 붙여 제출할 생각을 하다니….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바로 이 경우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제출한 원서가 의외로 쉽게 제일방송 드라마 관계자들의 눈에 들었던가 보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당당히 공채 3기로 전속연기자 모집 시험에 합격했다. 95년 11월의 일이었다.>

원빈이 제출한 프로필 사진.
원빈이 제출한 프로필 사진.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은 연예계에서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파워 엘리트' 집안에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연예인들이 화제가 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2010년대까지만 해도 열정과 실력만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자수성가형 스타들이 심심찮게 배출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는 한 연예인이 직접 쓴 배우가 되기까지의 고백서를 조명했다. 주인공은 바로 원빈(45)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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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은 ‘강원도 촌놈’이었다. 중학교까지 정선에서 다닌 원빈은 춘천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6 케이블TV 제일방송 공채 1기로 얼굴을 알렸다.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적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 ‘가을동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며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가 됐다. 2004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기점으로 설경구·장동건·강동원을 제치고 충무로에서 최고의 스타 파워를 지닌 배우로 올라섰다.

원빈은 흙수저로 태어나 금수저로 거듭난 연예인의 전형이다. 어릴 적 연예인 꿈을 안고 가출했다 걸려 집으로 끌려가던 길에 부모가 "강릉 시내만 나가도 너보다 잘생긴 사람 널렸다. 연예인은 아무나 하냐?"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원빈은 2015년 자기 고향인 강원도 정선군 덕우리 인근에서 배우 이나영(43)과 스몰 웨딩을 올렸다.

다만 2010년 원톱 주인공으로서 강인한 카리스마를 뿜어낸 영화 ‘아저씨’ 이후 12년째 공백기를 갖고 있어 지나치게 신비주의를 고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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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