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마조히스트'라며 살해한 여성, 항소심서 징역 '10년' 감형 (+이유)

작성일

지난해 남자친구 폭행해 장애 만들고 살해한 20대 여성
2심에서 징역 10년 감형…특수상해 법적으로 인정 어려워

남자친구를 '마조히스트'라고 주장하며 수십 차례 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을 감형받았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Mladen Mitrinovic-Shutterstock.com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Mladen Mitrinovic-Shutterstock.com

부산고법 형사 2부(부장판사 오현규)는 살인,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던 A씨는 교내 야구 동아리에서 만난 20대 남성 B씨와 지난해 5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사귄 지 한 달 만에 A씨의 오피스텔에서 동거하게 됐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10월부터 야구방망이 등 둔기로 B씨의 온몸을 수시로 구타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A씨는 흉기를 이용해 B씨의 피부를 수십 차례 훼손하기까지 했다. 결국 B씨는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한 장애를 갖게 될 정도였다.

실제 B씨는 A씨를 만나기 전에는 야구 동아리의 투수와 감독을 겸할 정도로 건강했으나 부검 당시에는 175cm에 몸무게가 55kg에 불과했으며 빈혈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B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11시쯤 화장실 바닥에 배설물을 흘리게 됐다. 이를 보고 화가 난 A씨는 그 자리에서 둔기로 B씨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HTWE-Shutterstock.com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입니다 / HTWE-Shutterstock.com

법정에 선 A씨는 B씨가 평소 피학적 성행위와 학대 등을 즐기는 '마조히스트'였다며 몸에 난 상처의 대부분이 자해였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범행 당시에도 B씨의 성적 취향에 따른 것뿐이지 고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사 결과 두 사람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주도한 것은 A씨이며 B씨는 그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정신적으로 초조함을 느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주변인들은 B씨가 평소 가학적, 피학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으나 A씨를 만난 이후 성격이 변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B씨는 A씨의 요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초조하고 위축돼 정신적으로 종속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범행 기간과 방법 모두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라며 징역 25년으로 양형을 결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된 혐의인 특수상해와 살인 가운데 특수상해 부분을 법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살인의 고의가 성립한 이후에 있던 상해 행위는 포괄적으로 살인 행위에 흡수되기 때문에 별도의 범죄로 인정하기 어렵다.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된다"라며 감형했다.

그러면서 "A씨가 유족과 합의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항소심 판결은 상고 기각으로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