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차이고도 나 같은 여자랑 사귀어줘서 고맙다는 한양대 여대생

2022-06-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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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번도 못 사줘서 미인해”
누리꾼 “안쓰럽다” vs “자기 연민”

가진 게 없다는 이유로 남자 친구에게 차인 여성은 분노를 느낄 것이다. 그런데 되려 나 같은 여자랑 사귀어줘서 고맙다고 사례하는 여성도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양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인 '한양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인데,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됐다.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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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여대생 A씨는 최근 돈 때문에 남친에게 차였다. 물질적인 이유로 차였지만 남친을 원망하지 않는다. 차이면서도 되려 미안하다고 했다.

A씨의 집은 매우 가난하다. 아버지는 무직이고 어머니가 식당에서 월 70만원을 받고 일하신다.

A씨는 삼시세끼 먹는 것도 버겁다. 아르바이트로는 핸드폰 요금과 월세 내기에도 빠듯해 저녁을 거르기가 일쑤다. 그나마 남친과 데이트하는 날이 저녁 먹는 날이다.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다행히 교내 장학금과 외부 장학금도 받는다. 하지만 외부 장학금은 대부분 집에 보내야 한다.

A씨는 1년 동안 연애하면서 남친에게 항상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남친은 기념일마다 선물과 편지를 챙겨주는데 자신은 편지만 써줬기 때문.

A씨는 "둘이서 초밥뷔페를 갔을 때 내가 처음 먹는 거라고 하니 남친의 눈이 동그래지는 게 귀여웠다"며 "데이트 때 계속 똑같은 옷을 입고 가서 미안해. 겨울이라 걸칠 옷이 한 개밖에 없었다"고 실토했다.

이어 "자기가 커피 좋아한다고 내게 많이 사줬는데 난 한 번도 못 사줘서 미인해"라며 "나도 언제가 사주리라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사려니 비싸더라"고 고백했다.

A씨는 "(남친이) 조심스레 돈 때문에 힘들다고 말할 때 난 (결별을) 알고 있었어"라며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나 같은 여자랑 사귀어 줘서 고맙다. 평생 잊지 않을게요. 행복했습니다"라는 인사로 글문을 맺었다.

gdefilip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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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마음 아프다", "안쓰럽고 슬프다", "왠지 울면서 글 쓴 것 같다" 등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백다방에서 커피 한 잔 살 돈도 없냐", "한양대면 과외 알바해서 뭐라도 사줄 수 있다", "돈 때문에 차였다고 얘기하지만, 염치없고 개념 없어 차인 것임", "자기연민이 심한 글', "감성팔이 같다" 등 주작이거나 글쓴이의 마인드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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