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글로벌세아그룹에 팔린다

2022-06-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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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투자청, 인수 7년 만에 매각
글로벌세아 계열사와 시너지 기대

쌍용건설의 주인이 두바이투자청에서 세계 최대 의류제조판매 기업인 글로벌세아(GLOBAL SAE-A) 그룹으로 바뀐다.

2일 인수합병(M&A) 업계와 쌍용건설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최대 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글로벌세아는 세계 최대 의류 제조·판매기업인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한 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4조2000억원 규모다. 업계 1위의 종합제지업체인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 전문 기업인 세아STX 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발맥스기술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가 쌍용건설 인수에 뛰어든 것은 ICD가 코로나 팬더믹 이후 투자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이 보유한 약 7조원 규모의 양질의 수주잔고에 더해 글로벌 인지도와 시공 경험 및 기술력을 활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딜이 성사된다면 국내에서는 글로벌세아 관련 공사와 유통 관련 건설사업 진출, 각종 민간개발사업, 주택 및 호텔사업, 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 플랜트 관련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글로벌세아의 해외투자 경험에 쌍용건설의 역량을 더해 디벨로퍼로서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글로벌세아가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사업은 물론 도시개발사업에도 다양한 재원과 투자방식을 도입해 진출할 수 있다.

그룹 건설 계열사간 시너지도 예상된다.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아STX엔테크와는 S-oil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국내외에서 상호보완 성격이 있다.

쌍용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인 발맥스기술과의 제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ESG경영 기반의 친환경 건설사로 도약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M&A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ICD가 글로벌세아 측에 쌍용건설의 지속적인 회사발전을 위한 발전계획에 증자계획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점.

현재 글로벌세아와 ICD는 쌍용건설 발전을 위해 ICD 보유 지분 인수 금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글로벌세아는 약 두 달 가량의 실사를 거쳐 7∼8월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실사가 남아 있어 주식매매 금액과 유상증자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기준 매출은 1조417억원이며 시공능력평가는 30위다.

한편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2002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2015년 국부펀드인 ICD라는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를 맞이했던 쌍용건설은 그 동안 금융위기, 코로나 팬더믹 등 예기치 못한 외부 위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번 M&A가 성공하면 24년 만에 민간 투자자 품에 안겨 직접투자와 각종 리스크에 대한 적극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home 이동기 기자 econom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