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범인 지목한 글에 이수정이 주목한 '6가지' 쟁점
2022-06-08 11:08
add remove print link
개구리 소년 사건 범인 지목한 온라인 글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 “설득력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글에 대해 발언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KBS 뉴스'에서는 이수정 교수가 출연해 해당 글에 대한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봤다. 그가 주목한 쟁점은 6가지 정도였다.
다음은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서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이 교수의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1) 범인은 동네 고등학생 불량배 무리였다?
이 가설의 가능성에 대해 이수정 교수는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5명이나 사망한 사건이라 흉악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이 글이 올라오고 난 뒤 생각해 보니까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게 아이들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옷을 다 벗어서 발목과 손목을 묶은 자국이 있었다.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면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범행이 일어난 장소를 잘 아는 듯이 말하는 게 글쓴이가 지리적 감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2) 범행 도구는 '버니어 캘리퍼스'?

당초 수사 기관은 범행 도구로 군대에서 쓰는 총기 끝에 꽂힌 예리한 칼날로 추정했었다. 깊게 팬 자국이 칼이라고 하기엔 부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글쓴이는 실제 흉터에 가장 부합한 흉기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사실 글 때문에 감동을 받았다"라며 "두개골 함몰 사진을 보면 실제로 둔기로는 저렇게 안 된다. 콕콕 찍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니어 캘리퍼스의 날카로운 끝이 상당히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도 으스러지지 않았다. 칼이었다면 저것보다 훨씬 더 많이 파손돼야 하는데 많이 함몰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도 글쓴이가 주장한 범행 도구가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봤다. 그는 "버니어 캘리퍼스는 완전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저 정도 손상은 유발할 수 있는 흉터에 부합하는 흉기"라고 언급했다.

3) 당시 일진들의 놀이 문화는 본드?
소위 말하는 당시 일진들이 본드를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현장과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5명을 이렇게 만들려면 합리적 사고를 하는 동안은 범행을 저지르기 어렵다. 동정심이 있는 일반인이라면 이성을 유지하면서 어떤 흉기로든 여러 번 상해를 입히는 게 불가능하다"라며 "제정신이 아닌 환각 상태였기 때문에 잔인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흉기만 말했으면 설득력이 떨어지는데 정황을 설명하니까 대충 가설로, 픽션으로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
이 사건은 1991년도 3월 사건이었다. 당시 청소년 비행 죄명에는 본드가 많았다.
4) 굳이 버니어 캘리퍼스 사진을 올린 이유?

"필요 이상의 음모를 만들 필요는 없지만, 궁금증 해결을 위해 조사는 필요해 보인다"
이 교수는 "글에 대해 무시하기 어려운 건 30년 전 사건이기 때문에 본인이 갖고 있던 것이라고 말해도 되는 건데 '30년 전에 지인한테 받은 것'이라고 말해 더 의미심장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5) 혹시 글쓴이가 관련 있는 사람?
이에 대해서는 '맞다,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올린 내용이 디테일하고 사건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수사기관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다수의 매체에서 주목했던 사건이었는데 그 어디에서도 지목하지 못했던 흉기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는 차원에서 추가로 궁금증 해소가 필요해 보인다.
이 교수는 "30년 전 사건 당시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다. 글쓴이가 추론한 대로 범인이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면 이들도 여전히 40대밖에 되지 않았다. 피해자 유가족도 대부분 살아 있기 때문에 공소시효에만 매달려서 이 사건을 덮어놓는 게 정의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지금에라도 한 번쯤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6) 글쓴이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
이 교수는 글에서 아이들이 '긴장성 경직' 상태를 겪어 몸을 더 움직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보는 대목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글쓴이가 지식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 사람을 찾아서 설명을 더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있어 보이려고 용어를 차용해 풀어 썼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대해서는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앞서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는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관련 기사)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3월 대구 달서구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후 11년 만인 2002년 집 근처 와룡산 중턱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사건이다.
글쓴이는 개구리 소년 사건 범인에 대해 "그 동네 사는 문제아 중, 고등학생들 무리"라며 "범인이 한 명이 아닌 한 무리의 당시 학생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피해 아동들의 두개골에 난 상처 사진을 설명하면서 범행 도구로 '버니어 캘리퍼스'를 지목했다.
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사건 정황을 추측하기도 했다. 그는 "와룡산 구석에서 본드를 흡입하던 학생들이 범인일 것"이라며 "산속에서 여럿이 본드를 불고 있다가 올라오는 아이들을 죽게 했다. 몇몇은 본드를 불지 않고 제정신이었을 것이다. 어설프게나마 시신을 매장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