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마켓] 왜 넷플릭스는 '종이의 집' 한국판을 원작과 똑같이 만들었을까?

2022-06-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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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반응 이어진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넷플릭스의 동남아 타겟 드라마라는 의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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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유튜브 '뉴스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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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기대작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공개됐다. 유지태, 박해수, 전종서, 김윤진 등 초특급 출연진이 등장하는 야심 찬 기획이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넷플릭스의 메가 히트작인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교수가 이끄는 강도단이 가상의 신생 도시인 공동경제구역에 대한민국과 북한이 협력하여 세운 조폐국을 터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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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종이의 집’을 리메이크한다는 것만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가 쏟아졌다. 그런데 첫 에피소드가 공개된 뒤 반응은 조금 달랐다. 그럭저럭 재밌게 봤다는 반응과 원작과 너무 비교돼서 못 보겠단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종이의 집’ 원작을 즐겨 본 서양 팬들은 혹평을 이어갔다. 29일 기준 평점 사이트 ‘IMdb’의 유저 점수는 10점 만점에 5.1점에 불과하다. “컨트롤 C 컨트롤 V인데 파일이 망가졌다”, “이 리메이크가 원하는 걸 모르겠다. 그냥 원작의 사본”, “새로운 게 없다” 등 의견이 제기됐다.

유저들의 가장 많은 혹평을 받은 부분은 원작과 너무나도 똑같다는 점이다. 리메이크작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설정 외에 사건과 흐름, 장면 하나하나가 원작과 동일해서 이미 스페인판을 본 사람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럼 왜 넷플릭스는 한국 고유 버전을 만들지 않고,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종의 복사본 같은 작품을 만들게 된 걸까? 작품이 공개된 뒤 사람들의 반응을 넷플릭스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걸까.

이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넷플릭스의 목적이 정말 뚜렷한 작품 중 하나다. 이미 아메리카, 유럽, 중동 대부분 지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는, 약 2년 전부터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려고 했다. 그게 바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중에서도 동남아시아였다.

동남아시아는 인구수가 6억 5500만 명에 달하는 지역이지만, 2020년 8월 기준 넷플릭스 가입자 2억 명 중 동남아시아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는 수준이었다. 넷플릭스에게는 황금알이었던 동남아시아를 위해 먼저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이뤄진 환경에 맞춰 저가형 스마트폰용 앱과 저렴한 모바일 요금제를 선보였다.

넷플릭스가 파악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특징은 또 있다. 바로 K-콘텐츠,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순위권을 차지하는 콘텐츠는 대부분 한국드라마다. 다른 OTT 서비스가 들어오는 동남아시아를 선점하기 위해, 넷플릭스가 낸 아이디어가 바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기존 메가 히트작 ‘종이의 집’의 스토리는 그대로 가져오되, 동남아시아가 선호하는 한국드라마로 다시 제작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 셈이다. ‘종이의 집’에 익숙한 서양 팬들에게 이번 작품은 굉장히 ‘복사본’처럼 보이겠지만, 넷플릭스의 목적은 애초에 서양 팬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작이 진행되던 도중, 넷플릭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바로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으로 남게 된 ‘오징어 게임’의 등장이다.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 뒤를 이어갈 작품으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낙점된 듯 보인다.

이 작전은 과연 통했을까? 물론이다. 이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공개 직후 3일 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이 나타났다.

동남아시아의 네티즌들은 “한국판은 좀 더 드라마틱하다”, “시즌 투 빨리 방영돼라”, “진짜 이 드라마 미쳤다”, “이거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 “굉장히 한국적이다” 등 소감을 남겼다. 원작 ‘종이의 집’과 친숙하지 않기에, 이번 한국판 ‘종이의 집’이 더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