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발견된 야생 붉은여우… 정부기관이 '초비상' 발동하고 포획 나선 이유

2022-07-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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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소백산에 방사된 붉은여우 수컷
400km 이동해 부산 해운대구서 발견

붉은여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Milan Zygmunt-Shutterstock.com
붉은여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Milan Zygmunt-Shutterstock.com

국립공원연구원이 소백산에 방사한 붉은여우 한 마리가 부산 달맞이고개까지 약 400km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원연구원은 달맞이고개 일대가 여우의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포획단을 파견했지만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 인근에서 여우로 보이는 동물을 봤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부산일보가 6일 보도했다.

달맞이고개에서 목격된 여우는 지난해 3월 경북 영주시 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에서 태어난 붉은여우 수컷이다.

몸이 전체적으로 붉고 꼬리가 긴 붉은여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다. 다행히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멸종위기종 복원 사업 일환으로 붉은여우 30마리를 경북 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했다. 이 가운데 수컷 한 마리가 강원도 동해시로 이동했고, 이어 지난달 초 해운대구 달맞이고개까지 내려온 것이다. 총 이동 거리만 370km가 넘는다.

공원연구원에 따르면 붉은여우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암컷은 가족과 군집을 이뤄 생활하지만, 수컷은 단독으로 생활한다.

환경부는 2012년부터 붉은여우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먹이가 줄자,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전멸될 위기에 놓였다. 현재 야생에 74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붉은여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Darlene Hewson-Shutterstock.com
붉은여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Darlene Hewson-Shutterstock.com

공원연구원 측은 달맞이고개 일대가 로드킬을 당할 위험 등으로 붉은여우가 생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포획을 위해 직원 2명을 파견했다.

다행히 붉은여우 목에 GPS가 달려 위치가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획은 사람들이 쫓는 방식의 경우 로드킬 위험이 있어 먹이를 놓은 포획 틀로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원연구원 직원들은 한 달째 붉은여우를 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인근 캣맘들이 먹이를 주는 경우가 잦은 탓에 여우가 먹이가 놓인 포획 틀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관계자는 "붉은여우는 야생에서 설치류를 먹는데 고양이 사료 등을 먹으면 야생성이 사라진다"면서 "해당 개체는 달맞이고개 일대가 안정적인 먹이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보고 거주하고 있으므로 시민들은 별도의 먹이를 주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home 김하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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