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논란의 진실은?...편집감독 “8부작→6부작으로, 신뢰 무너졌다” (전문)

2022-08-0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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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안나' vs 이주영 감독-김정훈 편집감독
“6부작으로 짜깁기 말이 되냐”

배우 수지(배수지) 주연의 '안나' 편집감독이 이주영 감독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수지 / 이하 쿠팡플레이
수지 / 이하 쿠팡플레이

3일 8부작으로 된 '안나'의 편집을 맡은 김정훈 편집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안나'를 편집한 편집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6월24일에 본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정훈 편집감독은 "쿠팡이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달라고 했을 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작사로부터 받아간 것을 알고 나서는 그대로 설마 설마 했지만, 우리가 만든 8부작이 6부작으로 짜깁기 되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되었을 때 이주영 감독과 스태프들의 신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편집과 관련된 쿠팡의 의견을 담은 페이퍼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편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그리고 그것은 문서로 기록된다. ‘안나’는 그런 것이 없었다. 반나절 정도 쿠팡 관계자들이 와서 한 말들이 전부였다. 그렇게 ‘안나’는 창작자와 스태프들의 노력을 배제한 채, 비밀리에 누군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정훈 편집감독은 “나는 묻고 싶다. 이것이 쿠팡이 말하는 오랜 시간 소통하는 방식이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인가? 나도 이주영 감독님처럼 내 이름을 크레딧에서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이름이 남아있다. 내가 편집한 것이 아닌, 누가 편집했는지도 모르는 ‘안나’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창작자라면,작품을 위해 연일 날밤을 새고 모든 것을 던진 스태프라면, 다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주영 감독님이 어려운 용기로 목소리를 낸 것에 내가 같은 마음인 이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안나'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서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분~63분)으로 되어 있으나 (제가)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에서 일방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플레이 측은 일부 매체를 통해 “이주영 감독과 연출 및 편집 방향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 간극을 좁히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오랜 시간 감독 혹은 제작사 측과 소통해왔다. 그러나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측은 3일 오전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자 했지만 시간이 더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 측은 OSEN에 “곧 공식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김정훈 편집감독 글 전문.

나는 안나를 편집한 편집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6월 24일에 본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

쿠팡이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달라고 했을 때,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작사로부터 받아간 것을 알고 나서는 그래도 설마 설마 했지만, 우리가 만든 8부작이 6부작으로 짜깁기되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이주영 감독과 스탭들의 신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나는 편집과 관련된 쿠팡의 의견을 담은 페이퍼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편집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그리고 그것은 문서로 기록된다.

안나는 그런 것이 없었다. 반나절 정도 쿠팡 관계자들이 와서 한 말들이 전부였다.

그렇게 안나는 창작자와 스탭들의 노력을 배제한 채, 비밀리에 누군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묻고 싶다.

이것이 쿠팡이 말하는 오랜 시간 소통하는 방식이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인가?

나도 이주영 감독님처럼 내 이름을 크레딧에서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이름이 남아 있다.

내가 편집한 것이 아닌, 누가 편집했는지도 모르는 '안나'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창작자라면, 작품을 위해 연일 날밤을 새고 모든 것을 던진 스탭이라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주영 감독님이 어려운 용기로 목소리를 낸 것에 내가 같은 마음인 이유다.

home 권미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