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구멍 ZERO…올여름 극장가에 반전 선사할 알토란 영화 ‘육사오’ (종합)
2022-08-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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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와 북한, 상상력 자극하는 기상천외한 코미디영화의 탄생
올여름 쏟아진 대작 사이 유일한 코미디 '육사오'의 반전
여름 대작이 쏟아진 올여름 극장가의 유일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가 베일을 벗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육사오’(감독 박규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규태 감독, 배우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 로또라는 익숙한 소재에 남과 북한 군인들의 대립이란 설정을 더한 작품이다.
이날 박규태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설레고 떨린다. 여름 대작 영화가 많이 나왔는데 ‘육사오’는 여름 끝자락에 개봉한다”며 “한국 영화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우리는 큰 영화에 비하면 작지만 알찬 영화라고 자부하고 있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육사오’는 남과 북 20대 청년들의 이야기다. 젊은 사람들이 메인 타깃이라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래서 신조어도 많이 나온다”며 “장르는 다르지만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20년 만에 GP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린 특수성이 있다 보니까 이 소재를 갖고 재밌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이 영화는 로또 1등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영화다. 어차피 남이나 북이나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났고 계속 살아야 하는데, 서로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바람을 로또라는 소재와 코미디 장르로 전달하려고 했다”며 “1등에 당첨된 로또 종이가 북으로 날아가는 어이없는 상황에 던져진 인물들은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과 절실한 사람들. 그 충돌 지점이 코믹하다. ‘근래 이런 코미디가 있었나?’ 싶을 정도”라며 자신했다.

고경표는 하루아침에 1등 당첨 로또를 주운 자가 된 남한군 천우를 연기했다. 그는 “이 인물이 밉지 않게 느껴지길 바랐다. 또 천우의 순수함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순수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쉽게도 그걸 촬영하는 중간에 깨달아서 그때부터 살을 찌웠다. 영화를 보시면 살이 쪄가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음문석은 천우가 주운 로또를 함께 사수하려는 남한군 강 대위 역을 맡았다. 그는 “평소 갈등이 많은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그런 갈등이 많이 느껴졌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군인 정신이 투철한 친구인데 이 안에서 생각하지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군인 정신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진짜 나라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접근했다. 강 대위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관측병 만철 역의 곽동연은 “만철이는 몸은 성인이지만, 아직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순수한 소년이 일생일대의 사건을 겪고 멘탈이 무너지는 과정을, 귀여우면서도 황당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남측 형들이랑 잘 어우러지기를 바라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남한에서 날아온 1등 당첨 로또를 주운 북한군 용호 역의 이이경은 “북한에 가본 적은 없지만 로또 1등에 대한 느낌이 다를 것 같았다. 남한과 다른 절실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집과 차가 아니라 할머니 틀니, 가족이 필요한 것 등 생계에 집중했다”고 캐릭터 접근 방식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북한에서 보는 남한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했던 것 같다. 단순한 로또로 시작하지만 북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디스 전문 북한 병사 연희를 연기한 박세완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이 재미난 글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다.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처음에 군복을 입었을 때는 너무 어색했는데 오빠들도 잘 어울린다고 해줘서 촬영할 때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며 “거침없고 솔직하고 당당한 친구지만 천우를 만나서 설레고 수줍어하는 연희에게 없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북한 말을 가장 중점을 두고 연습했고 군인의 행동이나 말투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치 지도원 승일 역의 이순원은 “제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 나의 목표는 ‘아 저 사람 진짜 북한 출신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또한 “북한군으로 보이기 위해 피부도 많이 태우고 외적으로 노력했다”면서 “외적으로는 강인하지만 유머러스함이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민호는 대남 해킹 전문 병사 철진을 연기했다. 그는 “남한에서 우리 북한에 대해 어떤 모략 질을 하는지 조사하고 보고하는 인물이다. 그런 일을 하다 보니까 남한의 문화적인 것들 패션, 걸그룹, 신조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빠삭한 친구다”라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캐스팅 단계에서 감독님에게 ‘북한 병사니까 살을 한번 확 빼서 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너는 평양에 있는 집 자식이라 괜찮다’고 하셔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요즘 ‘육사오’에 대해 “요즘 밀고 있는 말이 있다”며 “올여름의 마지막을 책임질 웃음 특공대, 유머 수색조”라며 모두 로또 1등 당첨될 수 있는 좋은 기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육사오’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이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다. 오랜 만에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한국 영화 대작이 쏟아진 여름 극장가에 등장한 유일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길어지는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이 기다렸던 소소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작지만 알찬 ‘알토란 같은 영화’다.
1등 로또를 둘러싼 남과 북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육사오’가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