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암컷만 부화했다는 바다거북, 생태계도 무너진다 [뉴스마켓]
2022-08-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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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온 상승으로 성비 무너지고 있는 바다거북
암수 성비 무너지면 생태계도 무너질 우려 전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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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아직까지 절실히 와닿지 못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동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닥쳐왔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바다거북의 성비가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최근 4년간 바다 거북 알이 모두 암컷으로 부화했다는 것이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 키스제도의 거북병원 원장이 “플로리다의 여름 기온이 지난 4년간 가장 높았는데, 이 기간에 부화한 바다거북이 모두 암컷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왜 바다거북의 알이 모두 암컷으로 부화한 걸까?
바다거북은 부화시기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결정돼 섭씨 27.7도 이하에서 부화하면 수컷, 31도 이상이면 암컷이 된다. 이대로라면 암수 성비가 완전히 무너져 몇 년 후에는 바다거북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바다거북만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포유류와 달리 악어, 바다거북, 도마뱀 등 몇몇 파충류의 성별은 알 둥지의 온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염색체 안에 암수 성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식의 성전환을 ‘인접성 자웅동체’라고 한다. 파충류의 알이 부화하는 온도에 따라 암수가 결정되는 온도 의존성 성 결정은 TSD(Temperature-dependent Sex Determination)이다.
온도에 따라 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이 달라지게 되고, 온도에 따라 생성된 호르몬에 의해 성별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북이의 경우 암컷은 고온에서, 수컷은 저온에서 태어나는 반면, 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도마뱀 ‘투아타라’의 경우 수컷이 고온에서, 암컷이 저온에서 태어난다.
악어류는 극심한 고온과 저온 모두에서 암컷이 부화한다. 또 한편으로는 호주의 야생 턱수염도마뱀이 성체가 되어서도 온도 변화에 따라 성별이 바뀌는 것이 이례적으로 발견됐다.

때문에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비정상적으로 이들의 성비가 기울게 되면서 종의 존속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성비 역시 지구온난화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2014년 11월 국제학술지 ‘임신ㆍ불임 저널(Journal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된 일본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오를 경우 남성 태아의 사망 비율이 늘어나면서 여성이 더 많이 태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류 성비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사람 역시 생태계를 공유하는 구성원으로서 그 영향력을 피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기후가 변화하면서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따라 강제적으로 이주함에 따라 전염병 바이러스가 증가해 인수공통 발병 건수가 10년전 대비 63% 증가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최근 폭염과 폭우 등 극단적인 기후 변화가 일어나며 우리나라 국민들 역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자연재해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가 4300명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1.9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