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왜 날 낳았냐"라며 욕까지 한 디시인사이드 회원… 누리꾼들 반응, 뜻밖이었다
2022-09-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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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데 애 낳는 건 죄악”
“패륜 자식” vs “부모 잘못”
흙수저 집안 아들이 부모에게 쌍욕을 동원해 "왜 낳았냐"라고 말하며 신세를 한탄했다. '패륜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만하지만 내막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누리꾼들은 "부모가 자격이 없다"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에 '엄마 참교육한 흙수저'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연이다. 해당 글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공유됐다.
게시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글쓴이인 아들의 집안 원망으로 채워진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아들은 "가뜩이나 좁은 화장실에 날파리가 많이 날아다닌다"고 불평하면서 "반지하 집구석이라 환기 안되고 더우니깐 생선 요리나 약 끓이지 말라고 했는데도 엄마가 내 말을 무시한다"라고 반발했다.
그래서 "아버지 약이랑 생선 구운 거 다 버리고 화장실 문을 깨버렸다"며 "엄마 시무룩해 하는 거 ㅁㅌㅊ?"라고 물었다. ‘ㅁㅌㅊ’는 자신을 평가해달라는 의미다.
이어 "아버지가 역겨운 게 뭔지 아느냐"고 물으며 "나 어릴 때부터 학교 준비물이나 옷 하나도 안 사줬으면서 본인 몸보신하는 것들은 몇십만원 들여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또한 "심지어 내가 초딩 때부터 사이비종교에 강제로 끌려가 세뇌당할 뻔했다"며 "같이 안 가면 불 꺼버리고 잠도 못 자게 했다. 생각만 해도 열 받는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했다고 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가난한 데 애 낳는 건 진짜 죄악이다. 태어나는 쪽도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을 곧바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낳았다.
"마음이 착잡하다", "엄마가 불쌍하다", "그래도 인간 된 도리라는 게 있다", "빠른 독립이 답일 듯", "원인 제공자는 아빠인데 왜 엄마에게?" 등 아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들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부모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래도 부모잖아'라는 말이 되게 싫더라", "환경이 안 되면 애 낳지 말아야", "씁쓸하지만 아들 손 들어주고 싶다", "사람은 그 입장이 아니면 절대 이해 못 한다", "부모란 게 그냥 낳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등 아들 처지를 동정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